금융당국이 생애최초 주택담보대출비율(LTV) 혜택 적용 과정에서 은행들이 판단에 어려움을 겪어온 '불가피한 사유'의 구체적 기준을 제시한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당국은 은행연합회를 통해 생애최초 LTV 예외 적용과 관련한 은행권 질의를 취합하고 있으며, 여러 은행에서 공통으로 제기한 사례를 중심으로 조만간 유권해석을 내놓을 방침이다.

당초 당국은 8·13 부동산 대책에서 과거 주택 보유 이력이 있더라도 불가피한 사정이 인정되면 금융회사 여신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생애최초 LTV를 적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구체적 예외 기준은 개별 금융회사 자율에 맡겼다. 그러나 은행권에서는 불가피한 사유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예외를 인정했다가 향후 검사 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당국은 은행권의 실제 심사 사례를 토대로 판단 기준을 구체화하기로 했으며, 현재 취합된 질의에는 분양권을 보유했지만 사업 무산으로 실제 주택 취득까지 이어지지 않은 사례와 상속 지분을 처분한 뒤 생애최초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하는 사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권이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실수요자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연합뉴스TV는 당국이 그동안 은행권 자율을 강조하며 별도 지침을 두지 않았으나, 은행들이 불가피한 사유의 범위가 불명확하다며 보수적으로 대응해 실수요자 어려움이 우려되자 은행연합회를 통해 질의를 받아 답을 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권이 공통으로 제기한 질의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해석을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권해석의 구체적 내용과 실제 대출 심사 기준 반영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최근 생애최초 주택 매입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서울 아파트·연립·오피스텔 등을 생애최초로 매수하고 등기를 마친 건수는 9343건으로 2020년 8월 이후 6년 만에 가장 많았다. 이번 유권해석이 현장 대출 심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추가 관찰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