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이 9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연 3.75~4.00%로 조정한 이후 원-달러 환율이 1380원대까지 올라섰다. 19일 원-달러 환율 종가는 1385.5원으로, 연준 발표 직후 하루 만에 18.4원 급등했다. 이에 따라 원자재와 장비 수입 의존도가 높은 제조·유통 기업은 원화 기준 수입 물가 상승에 따른 직접적인 원가 부담을 겪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원화 기준 수입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5.6% 올랐고,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을 유지하는 가운데 환율까지 상승 흐름을 타면 추가 상승 압력이 불가피하다.
연준 고위 인사들의 잇따른 '신중론'으로 10월 추가 인상 기대는 빠르게 후퇴했다. 필립 제퍼슨 부의장과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국채 금리 상승이 이미 긴축 효과를 내고 있다며 판단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시장에 반영된 10월 금리 인상 확률은 60%대에서 26% 수준으로 급락했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5.25% 안팎까지 상승해 기준금리 인상과 유사한 긴축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다만 연준 9월 의사록에서 참석자 대다수가 연내 추가 인상이 적절하다고 판단한 만큼, 물가 요인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환율 변동성 확대는 기업의 환헤지 비용 증가와 대응 시간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강현주 선임연구위원은 "기업의 환헤지와 원가 관리는 일정한 시차를 전제로 이뤄지는데 환율 변동성이 크면 대응할 시간 자체가 없다"고 진단했다. 연준의 속도 조절 신호는 다음 달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의 추가 인상 부담을 일부 덜어주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한미 금리 격차가 상단 기준 1.00%포인트로 확대된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환율과 자금 이동을 통화정책 결정에 더 비중 있게 고려해야 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연준의 신호만으로 환율 리스크가 해소됐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구조다.
다만 연준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고, AI 관련 수요 충격이 경제 전반으로 퍼져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을 유발할지가 향후 금리 경로의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 윌리엄스 총재는 AI 인프라 투자를 주요 물가 상승 요인으로 지목하며 "AI 관련 수요 충격의 인플레이션 효과가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연준 의사록에서도 일부 참석자는 에너지 가격 상승과 AI 관련 수요로 인한 물가 상승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은 단기 금리 변동성보다 장기적인 원가 구조와 환율 리스크 관리 전략을 재검토하면서, 다음 달 FOMC와 한국은행 금리 결정에 따른 추가 변동에 대비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