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추석에 이어 10월 연휴 대목에서도 매출 반등에 실패하면서 경영 정상화의 갈림길에 섰다. 지난 9월 중순 40% 수준이던 매출 목표 달성률은 10월 초 30% 안팎으로 떨어졌고, 이달 초 연휴 기간 하루 매출도 30억원대에 그쳤다. 지난 8월 13일 재개장 첫날 기록한 106억2800만원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회생절차 이후 영업 정상화를 위해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DIP)을 지원받았지만, 기대했던 매출 회복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매출 부진의 구조적 원인은 납품업체 이탈과 거래 조건 변화다. 회생절차 이후 납품업체들이 상품 대금을 받지 못할 위험을 우려하면서 거래 조건이 선지급이나 현금 결제 중심으로 바뀌었다. 외상 거래를 통해 재고를 확보하고 판매를 늘리는 일반적인 유통 구조가 흔들린 셈이다.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는 지난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납품업체는 지난해부터 상품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해 많이 이탈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응해 홈플러스는 지난 7일 본사 및 점포 재직 인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퇴직 예정일은 10월 31일이며, 회생 과정에서 부실점포를 정리해 현재 67개 매장만 운영 중인데 직원의 약 50%가 유급휴업 중이라 매출 대비 고정비 부담이 너무 높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홈플러스는 현재 대형마트 사업 부문을 포함한 통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잠재적 인수 후보군에 투자 안내서를 발송했으며, 회사 측은 10월 말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국감에서 "M&A를 신속히 진행해 모든 채권을 빠르게 갚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폐점 점포 중 자가 점포 19개에 대한 매각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인수의향서 접수가 곧바로 매각 성사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인수 후보자는 점포와 부동산의 자산 가치뿐 아니라 향후 영업에 필요한 운영자금, 납품망 복구 비용, 인건비와 각종 채무 부담 등을 함께 따져야 한다. 매출이 계속 줄어들면 인수 이후 사업을 정상화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 커질 수 있고, 이는 인수 가격이나 거래 조건 협상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홈플러스의 회생 과정에는 법적·정치적 리스크도 남아 있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은 지난 7일 국정감사에 불출석했으며, 국회는 동행명령장 발부를 검토 중이다. 김 회장은 홈플러스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고 현재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을 불출석 사유로 들었다. 조 대표는 국감에서 휴업 기간 입점업체의 영업 손실에 대한 별도 지원에 대해 "현재는 여력이 안 된다"고 밝혀, 약 2300개 입점업체의 피해 지원이 유예된 상태다. 국회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정감사 증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을 경우 상임위원회 의결을 거쳐 동행명령장을 발부할 수 있으며, 동행명령에 응하지 않거나 회피할 경우 국회 모욕죄로 고발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