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지수가 4월 사상 처음 1200선을 넘어선 이후 10월 들어 750까지 밀리며 고점 대비 약 38%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낙폭(약 21%)의 두 배에 가까운 급락이다. SK증권 나승두 연구원은 26일 보고서에서 "분명 바닥권을 형성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과거 반등을 이끌었던 네 가지 조건이 현재는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나 연구원이 꼽은 조건은 △코스피 대형주 강세에 따른 차익 실현 자금의 코스닥 유입 △금리 인하 기대에 따른 신용 한도 확대 △120조원 이상의 고객예탁금 △신용융자 반대매매 종료다. 그는 올해 3월, 6월, 8월 하루 4000억~5000억원 규모의 신용융자 대금이 청산될 때마다 지수가 급반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코스피도 함께 조정을 받아 차익 실현 자금의 유입이 어렵고, 금리 방향이 바뀌면서 레버리지 재개도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특히 고객예탁금이 90조원으로 연중 최저 수준까지 줄어든 점이 반등 속도를 제한하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나 연구원은 "단기 미수금 증가폭도 줄어 매수 강도 자체가 많이 약해졌다"고 말했다. 이는 8월 SK증권이 코스닥 상장사들의 상반기 합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2.4% 증가했다며 "이익이 숫자로 증명되고 있는 만큼 이제는 가격이 움직일 차례"라고 제시한 전망과 대비된다. 실적 개선에도 지수가 반등하지 못하는 이유가 수급과 투자자 관심 부족에 있다는 분석이 실제 시장에서 확인되고 있는 셈이다.

다만 바닥권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신용융자 잔고는 연중 최저치와 차이가 크지 않고, 외국인의 순매도 강도도 많이 줄었다. 2차전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로봇 등 투자자 선호 섹터의 움직임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나 연구원은 연말 대주주 양도세 회피 매물 등의 변수가 있지만, 바닥권 형성 국면에서 코스피보다 코스닥의 상대적 투자 매력이 더 높다고 판단했다. 다만 반등 시점은 금리 방향 전환과 레버리지 재개 여부에 달려 있어, 현재로서는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반도체·AI 호황에 힘입어 올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2%대로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거시경제 지표는 개선되고 있지만, 이 같은 성장 기대가 당장 코스닥 지수 반등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