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 3분기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글로벌 빅테크 최초로 분기 100조원대 이익을 달성했지만, 이재용 회장은 27일 취임 4주년을 맞아 별도 행사나 메시지 없이 현장 경영에 집중할 예정이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은 사상 최대 실적에도 TV 등 완제품 부문의 적자가 지속되면서, 성과급을 둘러싼 부문 간 갈등이 경영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4) 양산에 성공하며 AI 메모리 시장에서 기술 주도권을 되찾았다.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82.5% 증가했고, 내년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60조원에 달한다. 이 회장이 '제2의 반도체'로 육성 중인 바이오 사업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위탁개발생산(CDMO) 확대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판매 증가로 실적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사업지원실에 M&A팀을 신설한 이후에는 로봇 전문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 독일 공조기업 플랙트그룹, ZF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사업부 등을 인수하며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그러나 반도체 부문의 호황이 오히려 내부 불만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노사협상 타결 이후에도 부문·사업부 간 성과급 격차로 노사·노노 갈등은 격화했고, 성과급이 과도하다는 논란 끝에 경영진과 노조가 주주단체에 배임 혐의로 고발당했다. 최근에는 노태문 DX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이 추진한 타운홀 미팅이 연기되면서 내부 갈등이 배경이 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내년 임금·단체협상을 앞두고 두 노조가 세를 키우며 주도권 쟁탈전을 벌이는 상황은 '원삼성' 시너지를 강조해 온 경영진의 통합 구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다만 오는 11월 말로 예상되는 정기 인사에서 임원 승진을 통한 세대교체와 리더십 안정에 방점이 찍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적자를 겪는 TV 사업을 맡은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수장을 교체했고, 7월에는 대표이사 직속 로봇사업 조직인 RX사업추진실을 신설하는 등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회장의 최대 과제가 내부 갈등을 풀고 조직 결속력을 높이는 일이라는 진단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