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내 나라 여행박람회’가 단순 관광 정보 제공을 넘어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 올해 23회를 맞은 이번 행사는 ‘지역에 남는 여행’을 핵심 주제로 내걸며, 관광 수요를 인구감소 지역으로 유도하고 실제 소비로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는 관광산업의 패러다임을 대도시 중심에서 지역 기반의 지속가능한 모델로 전환하려는 정부의 전략적 의도로 분석된다.

이번 박람회의 핵심은 관광과 지역 경제의 직접적인 연계 구조 설계에 있다. 야외 마곡광장에 마련된 ‘내 나라 로컬 맛켓’과 ‘내 나라 프리마켓’이 대표적이다. 지역 소상공인과 로컬 브랜드가 직접 참여해 방문객에게 특산물과 먹거리를 판매하는 이 공간은, 관광객의 소비가 대기업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지역 생산자에게 직접 전달되는 가치사슬을 실험하는 장이다. 이는 전통적인 관광 박람회가 여행상품 판촉에 머물렀던 것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또한 ‘지역균형발전 콘퍼런스’와 각종 사업 설명회를 병행 개최한 것은 정책적 실행력을 담보하기 위한 포석이다. 지자체와 관광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지역관광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웰니스·해양 등 신규 관광 콘텐츠 발굴을 위한 정부 지원 사업 정보를 공유한다. 이는 중앙정부가 방향을 제시하고, 지자체와 민간이 실행하는 협력적 거버넌스를 구축하려는 시도다. 박람회를 일회성 행사가 아닌, 지속가능한 지역 관광 생태계를 구축하는 정책 소통의 장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사찰음식 명장 선재 스님의 시연회 역시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 이는 한국의 고유한 문화 자원(K-Culture)을 지역 특화 관광 콘텐츠로 상품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미식, 야간, 섬·해양 등 주제별 전시관 구성도 기존의 유명 관광지를 벗어나 새로운 테마를 중심으로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시장 다변화 전략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결국 이번 박람회는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소멸 대응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다만, 박람회의 성과가 실제 지역 방문과 지속적인 소비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여전히 과제다. 단기적 관심 유발을 넘어 교통, 숙박 등 인프라 개선과 양질의 관광 콘텐츠 개발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그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번 박람회가 제시한 지역 상생 모델이 성공적으로 안착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