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기를 맞은 글로벌 외교·안보 환경은 예측 불가능한 복잡성을 띠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북-중-러 삼각 협력 강화, 그리고 국제 무역 질서의 급격한 변화는 기존 질서의 붕괴와 새로운 질서의 부재라는 ‘궐위의 시대’를 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이재명 정부의 100일은 ‘실용 외교’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국제사회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는 단순히 개별적인 사건을 넘어, 기업 경영 전반에 걸쳐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이 확산되는 거시적 흐름 속에서 국가 외교 정책 또한 실질적 성과와 유연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재명 정부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취임 직후 G7 정상회의에 무난히 데뷔하는 한편,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실용 외교’의 토대를 마련했다. 특히 대미 관계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압박 속에서도 지속 가능한 동맹 발전을 위해 원칙을 견지하며 유연하게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이 제조업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투자 환경 조성이라는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상호 이익을 추구하는 ‘윈-윈’ 관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국익만을 우선시하는 것이 아니라, 파트너 국가와의 공생 관계를 통해 장기적인 안정과 성장을 도모하는 ESG 경영의 철학과 맥을 같이 한다.

한일 관계에서도 ‘실용 외교’의 유연성이 돋보인다. 급변하는 무역 질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양국의 공동 노력이 필수적이며, 보호무역주의와 일방주의가 팽배한 현 상황에서 소지역 협력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역사 문제와 같이 첨예한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국제 질서에 대한 공동의 인식과 협력의 중요성을 바탕으로 한일 관계의 실질적인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이는 이해관계의 충돌 속에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ESG 경영의 지향점과도 부합한다.

향후 경주에서 개최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는 이재명 정부의 ‘실용 외교’ 노력이 더욱 구체화될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지속 가능한 한미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한중 관계 발전의 기회로 삼아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동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또한 베트남, 칠레 등 동남아시아 및 라틴아메리카 국가들과의 외교 다변화를 통해 급변하는 국제 환경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고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은,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조화를 중시하는 ESG 경영의 관점에서도 매우 중요한 전략이다.

대북 정책에 있어서도 ‘천천히 일관되게’라는 기조는 인내심을 바탕으로 신뢰를 구축하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한반도를 둘러싼 남방 삼각과 북방 삼각의 진영 대립 속에서 한국은 과거와 달리 높은 국력을 바탕으로 외교적, 경제적, 군사적 역량을 강화하며 독자적인 위상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며, 한중 관계 회복은 미중 대화 중재 및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필수 과제이다. 북한이 북방에서의 한계를 인식하고 남방의 수요를 느낄 때까지 기다리는 정부의 정책은,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안정과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ESG 경영의 접근 방식과 유사하다.

궁극적으로 이재명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이 ‘국민적 지지’를 기반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은,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이해관계자들과의 신뢰를 구축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현재의 국제질서 변화는 일시적인 국면이 아닌 구조적인 변화를 의미하며, 이러한 변화 속에서 국내적 통합은 대외 위기 극복의 핵심 동력이다. 정부와 국민이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정치권은 외교·안보 분야에서 초당적 협력을 통해 ‘국민적 통합’이라는 ESG 경영의 중요한 요소인 ‘지배구조’와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재명 정부의 100일은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으나, 외교·안보 부처의 지속적인 혁신, 민관협력의 제도화, 그리고 국민적 지지기반 확대를 통해 ‘ESG 경영’의 확산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한국 외교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