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강대국들의 자국 우선주의가 심화되는 흐름 속에서, 대한민국 역시 ‘한국 우선주의(Korea First)’를 표방하며 국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실용 외교안보 전략을 새롭게 모색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개별 사건을 넘어, 국제 사회의 변화와 함께 한국의 위상을 재정립하려는 거시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10여 년 전부터 미국과 중국이 각각 ‘미국 우선주의’와 ‘중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국익 중심의 대외 정책을 추진해왔고, 세계 4위 경제 강국으로 부상한 인도가 글로벌 사우스의 맹주를 자처하며 국익 증진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은 이러한 국제적 흐름을 방증한다. 이러한 국제 질서 속에서 선진국 반열에 오른 대한민국이 국민의 권익 증진을 최우선 목표로 삼는 ‘실용 외교안보’를 추진하는 것은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거시적 흐름 안에서, 이재명 정부는 이전 정부의 이념 중심 외교로 인해 훼손되었던 남북 관계,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 정상화를 통해 국익 중심의 외교안보를 실현하고자 한다. 윤석열 정부 시기, 이념에 치우친 외교는 국제사회를 편 나누기로 몰아갔으며, 이는 미국의 이익 증진에 기여하는 한편 일본에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결과적으로 남북 관계는 단절되었고, 중국 및 러시아와의 관계는 악화되어 한반도 안보 질서 구축이라는 국익은 외면당했으며, 국민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해외 진출 기업과 교민들의 이익 또한 침해받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에 이재명 정부는 이러한 부조리를 시정하고, 합리적인 외교를 통해 대외 관계를 정상화하며 평화롭고 안정된 한반도 구축을 도모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이는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생업에 안심하고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국민이 주인인 나라’ 건설이라는 기치와도 맥을 같이 한다.

실용 외교안보 정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국내 질서 확립과 국민 통합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인재 육성, 첨단 기술 개발, 경제력 향상을 도모하는 동시에, 자주 국방의 정신으로 무장한 ‘정예 강군’ 건설을 목표로 삼고 있다. 특히, 12·3 비상계엄에 동원되었던 군의 개혁을 통해 문민 통제를 확립하고, 인공지능(AI) 기술력과 첨단 장비로 무장시켜 국민에게 신뢰받는 군을 육성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우리나라는 우리가 지킨다’는 자주 국방의 정신을 바탕으로 정찰 감시장비 확보, 작전기획 및 지휘 능력 조속한 함양과 함께 한미 동맹을 견실히 유지하며 북한에 대한 억지를 확고히 하는 빈틈없는 국가 안보 태세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해 미국의 부담을 줄여준다는 취지 하에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국군이 행사하는 방안도 추진되어야 한다.

이러한 확고한 안보 태세를 기반으로, 이재명 정부는 단절된 남북 관계를 인내심을 가지고 정상화하여 화해·협력 관계로 재정립하고 평화 공존을 제도화할 계획이다. 인도적 문제 해결과 더불어, 가능하다면 호혜적으로 공동 성장하는 평화 경제 구축 노력 또한 병행될 것이다. 외교적으로는 경제 외교 역량을 강화하고, 실용 외교를 통해 주변 4강국과의 관계를 최적화하며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모색할 것이다. 또한, 세계 질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기여하며 재외국민 및 동포 지원을 강화하는 ‘전방위 실용 외교’를 지향한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의 실행에는 여러 난관이 예상된다. 군과 검찰의 개혁, 한미 동맹 발전, 자강력 증진, 확고한 국가 안보 태세 구축과 더불어 전작권 전환 등은 현명하게 헤쳐나가야 할 과제다. 체제 경쟁에서 뒤처진 북한이 남북 대화 재개와 관계 정상화 요청에 쉽게 응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정부는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신뢰 구축 조치를 밟아가며, ‘좋은 관계’로 직행하기 어렵다면 적대 관계 해소와 ‘나쁘지 않은 관계’부터 만들어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북미 대화가 먼저 시작될 경우 한미 공조를 강화하여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 대화 재개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한편, 한미 동맹을 건실히 하고 주변 강국들의 한반도 평화·안정 구축 협력을 이끌어내 북한이 결국 대화와 화해를 거쳐 호혜적 협력에 호응하도록 유도하는 지혜가 요구된다.

외교적으로는 한미 동맹 관계를 대외 전략의 주축으로 유지하고 첨단 기술 및 우주 동맹으로 발전시키면서, 개선된 자강력을 바탕으로 미국의 동맹 관계 조정 요구에 슬기롭게 대응해야 한다. 미국이 동북아에 신냉전 구도를 구축하려 하더라도, 21세기 평화와 공동 번영의 시대 정신에 맞는 국제 및 지역 협력 공동체 구축을 목표로 설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한미일 안보 협력은 국익에 입각해 유지하되, 한일 관계는 영토 및 과거사 문제는 원칙에 입각해 대응하고 안보, 경제, 사회, 문화 등은 미래지향적으로 협력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그간 불편했던 한중 관계는 시진핑 주석의 APEC 참석을 계기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회복해야 하며, 비우호 관계로 전락한 한러 관계 역시 진출 기업 및 교민 이익 보호를 전제로 전쟁 종료 후 관계를 정상화하고 호혜적 협력을 재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후·환경 등 신안보 의제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견실히 증진하며, 다양한 다자 협력 외교와 함께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의 교량국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 나아가 해외 교민 및 동포 이익 증진 지원 역시 강화해야 할 것이다. 전방위 우호 협력을 도모하는 실용 외교야말로 국민들의 이익을 최대한 증진할 수 있는 대외 전략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