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동력으로 꼽히는 고품질 데이터의 활용 촉진과 가명정보 제도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전방위적인 혁신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데이터 기반의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려는 거시적 흐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4일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가명정보 제도·운영 혁신방안’을 발표하며, 그동안 데이터 활용의 걸림돌로 지적되어 온 법적, 절차적 부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번 혁신방안은 특히 공공기관의 가명정보 제공 확대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가명처리 업무는 높은 전문성과 함께 재식별에 따른 법적 책임 우려로 인해 공공기관들이 적극적으로 데이터를 제공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내년부터 공공기관이 전문 인력 없이도 가명처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개인정보위가 지정한 전문기관의 가명처리 적정성 확인을 통해 데이터 제공 기관의 법적, 행정적 부담을 대폭 경감하고, 공무원 면책 가이드라인에 가명처리 관련 내용을 구체화하여 담당 공무원의 업무 부담도 완화할 방침이다. 더불어 올해부터 행정안전부는 685개 행정·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평가에서 가명정보 제공 실적에 가점을 부여하여 기관들의 데이터 제공 유인을 강화하고, 12월까지 가명정보 처리 수수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여 수수료 수입으로 가명처리 비용을 보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한편, 가명정보 활용을 저해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 지목되었던 지나치게 긴 처리 절차 역시 대폭 간소화된다. 연내 개정될 ‘가명정보 처리 가이드라인’은 ‘데이터 위험도’와 ‘처리 환경 취약도’를 기준으로 리스크 등급이 낮은 경우 서면 심의나 담당자 적정성 검토로 심의를 대체할 수 있는 간소화된 절차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미지, 영상 등 비정형 데이터의 경우 대규모 가명처리 후 전수조사 대신 표본조사로 가명처리 적정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안내하며, 구비 서류 또한 기존 최대 24종에서 최소 13종으로 대폭 통합하여 행정 절차를 간소화한다. 이러한 노력들은 데이터 제공 협의부터 데이터 결합, 기관 외 반출까지 평균 310일이 소요되던 기간을 2027년까지 100일 이내로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번 가명정보 제도·운영 혁신방안은 AI 시대에 데이터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규제 합리화를 통해 기업과 연구기관들이 데이터를 더욱 쉽고 원활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국가적인 AI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의 발언처럼, “AI 시대에는 고품질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해 혁신을 촉진하는 것이 곧 국가의 핵심 경쟁력”이라는 인식이 데이터 활용을 통한 산업 발전과 혁신을 가속화하는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