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 경영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며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포괄하는 ESG 경영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히 기업의 윤리적 책임을 넘어, 지속 가능한 사회 구축을 위한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으며, 공공 부문에서도 안전 및 효율성 강화를 위한 기술 투자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해양경찰청의 선박교통관제(VTS) 시스템 대폭 강화 및 인공지능(AI)·디지털 기술 접목 계획은 해양 안전 확보와 해양 산업 전반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는 주목할 만한 사례라 할 수 있다.
해양경찰청은 매년 약 3천여 건 발생하는 해양사고 중 10%를 차지하는 충돌, 접촉, 좌초 등 교통 관련 사고 예방을 위해 전국 19개소의 선박교통관제센터(VTS) 운영을 강화한다고 12일 밝혔다. VTS센터는 24시간 선박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위험 상황 발생 시 즉각적인 유도를 통해 사고를 사전에 차단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항만 운영, 도선 및 예선 안내 등 물류 지원과 사고 발생 시 초동 조치 및 구조 세력의 신속한 출동을 지원하는 기능까지 포함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해양경찰청은 관제 인력을 꾸준히 확충해왔으며, 경인·태안연안 VTS센터 2개소와 군산·목포·제주 광역 VTS를 신설하는 등 인프라를 확장해왔다. 특히 VTS의 핵심 장비인 레이더는 67대에서 101대로 증가하여 관제 면적이 19,336㎢에서 43,908㎢로 127% 확대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러한 노력은 관제 면적이 두 배 이상 넓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교통 관련 사고 건수가 37건에서 41건으로 소폭 증가에 그치는 등 정책적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 해양경찰청은 더욱 안전한 해양교통 환경을 만들기 위해 세 가지 핵심 전략을 추진한다. 첫째, 2030년까지 전국 VTS 통합연계망을 구축하여 19개 VTS의 관제 정보를 통합 분석하고, 현장 세력 및 해양수산부 등 유관기관과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사고 예방과 대응 체계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둘째, 인공지능(AI)을 VTS에 접목하여 비정상 운항에 따른 충돌·좌초 위험, 닻 끌림 자동 탐지, 항로 혼잡도 예측 등을 분석하고 위험 경보를 제공함으로써 관제사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2024년 연구개발(R&D)을 통해 핵심 기술 개발을 완료했으며, 이를 전국 VTS에 순차적으로 도입하여 AI 기반 관제 모니터링 체계를 완성해 나갈 예정이다. 셋째, 2029년까지 130억 원을 투자하여 차세대 디지털 VTS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음성 위주의 아날로그 해양 통신 체계를 디지털화하여 관제 정보를 손쉽게 교환할 수 있도록 하고, 국제해사기구(IMO) 등 국제기구 논의에 발맞춰 국제 표준을 선점함으로써 해양 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김용진 해양경찰청장은 “해양경찰은 첨단 기술 도입을 통해 더욱 안전한 우리 바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안전은 모든 국민이 다 같이 노력할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해양 안전 확보를 넘어, 데이터 기반의 효율적인 관제 시스템 구축을 통해 해양 물류 및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나아가 안전한 바다를 통해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이러한 해양경찰청의 행보는 다른 해양 관련 기관 및 유사 공공 서비스 분야에도 선도적인 기술 도입 및 시스템 고도화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