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에서 소비자의 알 권리는 기업의 투명한 정보 공개 요구로 이어지며, 이는 ESG 경영 확산이라는 거대한 산업적 흐름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제품 선택 과정에서 단순히 가격이나 디자인을 넘어, 성능에 대한 명확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요구하며, 이는 곧 기업들이 제품의 핵심 성능 지표를 어떻게 제시하는지에 대한 중요성을 부각시킨다. 특히 가전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무선청소기 분야는 이러한 트렌드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영역 중 하나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하 국표원)이 무선청소기의 핵심 성능인 ‘흡입력’ 표시 단위를 국제표준에 맞춰 와트(W) 단위로 통일하기로 한 결정은 주목할 만한 실천 사례다. 그동안 무선청소기 제조사들은 흡입력을 와트(W)뿐만 아니라 파스칼(Pa) 등 다양한 단위로 표시해왔다. 이러한 통일되지 않은 표시는 소비자들이 실제 제품의 성능을 객관적으로 비교하고 합리적인 구매 결정을 내리는 데 상당한 혼란을 야기해왔다. 예를 들어, 진공도(Pa) 단위는 수치가 높게 표시될 수 있어 소비자들이 실제 흡입력보다 제품 성능이 더 우수하다고 오인할 가능성이 있었다. 이에 국표원은 국제표준인 ‘IEC 62885-4(cordless dry vacuum cleaners for household or similar use)’의 측정 단위를 반영하여 무선청소기 성능 측정 방법 국가표준(KS)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 표준안은 9월 18일부터 60일간 제정 예고 고시를 거쳐 내년 초까지 최종 제정될 예정이다.

이번 국가표준 도입은 무선청소기 시장의 투명성을 한층 높이고 소비자 중심의 시장 환경을 조성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동일한 와트(W) 단위로 흡입력이 표시됨에 따라 소비자들은 이제 제조사의 홍보 문구에 현혹되지 않고 실제 제품의 성능을 보다 정확하게 비교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곧 기업들에게도 제품의 실제 성능 개선에 더욱 집중하게 만드는 동기로 작용할 수 있다. 김대자 국가기술표준원장은 “무선청소기의 국가표준 제정이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할 때 표시 단위로 인한 혼란을 해소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국민 생활과 밀접한 표준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국표원의 노력은 국내 가전 산업 전반에 걸쳐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정보 환경을 구축하고, 나아가 ESG 경영의 실질적인 확산을 견인하는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