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계 전반에 걸쳐 디지털 전환과 정밀 농업 기술 도입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젖소 개량 분야에서도 혁신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최근 젖소의 유전능력평가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DNA 정보만을 활용해 개체별 능력을 조기에 판별하고 전체적인 개량 속도를 4년 이상 앞당길 수 있는 성과를 발표했다. 이는 단순히 개별 기술의 발전을 넘어, 안정적인 우유 공급망 구축과 낙농가 소득 증대라는 국가적 목표 달성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젖소 개량 방식은 혈통 자료와 실제 검증 자료를 바탕으로 이루어져 정확도가 낮고 시간 소요가 많다는 한계가 명확했다. 특히, 씨수소의 경우 스스로 우유를 생산하지 않기에 딸소의 기록을 통해 평가해야 했는데, 이 과정에서 씨수소가 정액을 생산하기까지 2.5년, 딸소가 자라 우유를 생산하기까지 약 3년, 총 5.5년이 소요되었다. 이는 세대 간격을 늘려 개량 속도를 저해하는 주요 원인이었다. 또한, 송아지 단계에서의 유전능력평가 정확도는 평균 25%에 불과했으며, 젖소가 성장하여 검증 자료가 축적되어야만 45~50% 수준으로 향상되는 구조였다.

농촌진흥청은 이러한 기존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DNA 정보를 추가로 활용하는 새로운 국가 단위 유전체 유전능력평가체계를 확립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송아지 단계에서의 평가 정확도를 평균 60%까지 끌어올릴 수 있게 되었으며, 이는 기존 방식 대비 평균 35%p의 획기적인 향상이다. 이제 국가 개량에 활용될 씨수소를 송아지 단계에서 선발할 수 있으며, 정액 생산이 가능한 1년 반이면 현장에 보급이 가능해져 기존 5년 반 걸리던 기간을 4년 이상 단축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젖소 개량의 속도를 비약적으로 향상시키는 중요한 성과다.

이번 성과는 국가 개량 체계뿐만 아니라 낙농가에게도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낙농가들은 송아지 단계에서 유전체 정보를 통해 우수한 암소를 선발하고 맞춤형 교배를 진행할 수 있으며, 능력이 떨어지는 송아지는 조기에 판매하여 불필요한 사육비를 절감하고 소득을 증대시킬 수 있다. 암소 한 마리를 키워 첫 송아지를 낳아 우유를 생산하기까지 약 1,768만 원의 비용이 소요되지만, 우유 판매 수입은 약 1,187만 원에 불과하여 저능력우를 키울 경우 마리당 581만 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새로운 유전체 평가 기술은 이러한 손실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이번 연구는 농림축산식품부, 농협경제지주 젖소개량사업소, 한국종축개량협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총 2만 4,370두의 유전체 자료를 수집하고 평가에 활용했다. 향후 매년 3,000두 이상의 유전체 자료를 추가 수집하여 평가 정확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참여 농가를 확대하는 등 유전체 자료 수집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농협경제지주 젖소개량사업소와의 협력을 통해 낙농가들이 유전체 분석 요청 시 국립축산과학원이 평가 결과를 제공하는 서비스 체계를 마련하여, 낙농가들이 이를 바탕으로 우수 개체 선발 및 교배, 저능력우 조기 판매 등 사육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번 유전체 유전능력평가체계 확립은 젖소 개량 속도를 높이고 낙농가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 기술로서, 나아가 국민에게 안정적인 우유 공급 기반을 다지는 중요한 기술적 전환점이 될 것이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앞으로도 관련 기관 및 현장과의 협력을 통해 연구 성과를 현장에 성공적으로 접목시켜 우리 축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