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글로벌 대형기업과 2,856억 원 규모의 AI 서버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내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년이며, 이는 올해 들어 여섯 번째 장기공급계약(LTA)이다. 삼성전기는 지난 5월부터 AI 서버용 MLCC와 실리콘 캐패시터, 인덕터 등을 대상으로 LTA를 잇달아 체결해 왔으며, 공시 기준 누적 계약금액은 약 3조 9,000억 원에 달한다.

AI 서버용 MLCC는 고온·고전압 환경에서 장시간 가동돼야 해 일반 제품보다 높은 용량과 신뢰성이 요구된다. 특히 AI 서버에는 서버 랙 기준 최대 60만 개의 MLCC가 사용되는 등 일반 서버보다 10배 이상 많은 부품이 탑재될 수 있다. 삼성전기는 현재 AI 서버용 MLCC 시장에서 4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번 계약은 이러한 기술적 진입장벽을 바탕으로 한 수주로 평가된다.

이번 LTA 확대는 삼성전기의 수익 구조를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전환하는 전략과 맞물린다. 장기공급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하면서 AI 서버용 MLCC 비중을 늘리는 방식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AI 시장 성장과 함께 고성능 MLCC에 대한 고객 요구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AI용 MLCC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다수의 글로벌 기업과 추가 공급계약도 논의 중이다.

다만 이번 계약의 상대사는 공개되지 않았으며, 향후 추가 계약의 성사 여부와 경쟁사의 시장 진입 장벽 변화는 확인되지 않았다.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AI 서버용 MLCC 시장이 2025년 14억 달러에서 2030년 58억 달러로 연평균 약 34%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는 시장 전체의 성장성일 뿐 삼성전기의 개별 실적 증가를 보장하는 지표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