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이 올해 초 국내 주식 비중 초과분에 대한 리밸런싱(자산 재분배)을 유예하지 않았다면 매일 8000억원 이상의 주식을 매도해야 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는 전체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의 10%를 웃도는 규모로, 국내 주식 시장의 유동성과 기관 투자자 운용 전략에 직접적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이 기존 규정대로 리밸런싱했을 경우의 시뮬레이션 자료 제출을 요구하자 "1월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유예하지 않고 원래 규칙대로 했다면 매일 8000억원 이상, 전체 코스피 거래대금의 10% 이상을 던져야 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 경우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줬을 것"이라며 "주가가 떨어져 국민연금과 국민 모두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리밸런싱 유예가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결정이 아니라 전문가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월과 5월 당시 윤석열 정부 추천 전문가와 여야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 리밸런싱 유예 및 국내 주식 비중 확대에 대한 이견이 없어 표결도 하지 않았다"며 "증권사도 보고서를 통해 한국 증시 상황을 낙관적으로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주식 보유 목표 조정 시점이 지방선거 직전이었던 점에 대해서는 "매년 5월 말 중기자산 배분을 다루는 기금위가 정기적으로 열린다"며 선거 의도를 부인했다.

다만 공단이 제시한 '매일 8000억원 매도' 추계는 시뮬레이션 모델에 기반한 예측치로, 실제 시장 반응이나 다른 전문가의 반박 의견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야당이 요구한 시뮬레이션 자료의 구체적인 수치와 근거 문서가 공개되지 않은 상태여서, 향후 유사한 시장 변동 상황에서 공단의 대응 기준과 기관투자자 행보에 대한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