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투자리딩방, 로맨스스캠 등 신종 금융사기 근절을 위해 금융권 공동 대응 체계 구축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는 단순 범죄 예방을 넘어 금융사의 사회적 책임과 지배구조(G) 리스크 관리 능력을 직접 겨냥한 조치로 분석된다. 금융사고에 대한 금융사의 책임 범위가 확대되는 추세 속에서, 선제적인 방어 체계 구축이 핵심 경영 과제로 부상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과거 개별 금융사가 각자 운영하던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을 산업 전체의 공동 탐지룰과 AI 기반 정보공유 플랫폼(ASAP)으로 엮는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재화·용역 거래를 가장한 신종사기의 경우 법적 근거 불분명성을 이유로 금융사가 계좌 지급정지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경찰과의 협업을 통해 피해 유형과 수법을 신속히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3분기 내 공동 탐지룰을 마련해 즉각적인 대응에 나선다. 이는 사실상 금융권에 신종사기 방지에 대한 공동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경찰이 사기 혐의를 지목한 계좌에 대해 특정금융정보법상 강화된 고객확인(CDD) 제도를 활용한 거래 정지 방안이 추진된다. 이는 명확한 피해 신고가 없더라도 의심 정황만으로 자금 흐름을 차단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다. 오는 4월 출범할 ‘보이스피싱 근절 협의체’는 이러한 산업 표준을 만들고 고도화하는 상시 기구 역할을 맡는다. 이 과정에서 뒤처지는 금융사는 잠재적 소비자 피해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평판 리스크와 함께 향후 도입될 수 있는 ‘무과실책임’ 제도하에서 막대한 재무적 손실을 입을 수 있다.
결국 이번 정책은 금융사들에게 ESG 경영의 실질적인 이행 수준을 묻고 있다. 소비자보호(S)는 금융업의 본질적 책임이며, 이를 위한 내부통제 및 리스크 관리 시스템(G) 구축은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된다. 금융권이 보이스피싱 보상보험 등 자체적인 구제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를 인식한 선제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향후 금융사들은 범죄 탐지 기술 투자와 공동 대응 체계에 대한 기여도를 통해 자사의 사회적 책임과 지배구조 건전성을 시장과 고객에게 증명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