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민간 사업자 주도로 진행되던 해상풍력 개발 방식을 국가가 입지를 발굴하고 인허가를 총괄하는 계획입지 체계로 전환한다. 오는 26일부터 시행되는 ‘해상풍력 보급 촉진 및 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은 그간 국내 해상풍력 사업의 가장 큰 장애물로 지적된 사업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단순한 규제 정비가 아닌, 해상풍력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바꾸는 시도다.
과거 개별 사업자들은 풍황이 좋은 입지를 선점하더라도 복잡한 인허가 절차와 주민 수용성 문제에 부딪혀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는 경우가 많았다. 어업권 보상, 군사 작전 구역 협의, 전력 계통 연계 등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많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국내 해상풍력 시장의 성장을 가로막는 핵심적인 병목 현상으로 작용했다.
이번 특별법 시행은 정부가 사업 초기 단계의 가장 큰 리스크를 직접 떠안겠다는 의미다. 국무총리 소속 ‘해상풍력발전위원회’를 신설해 부처 간 이견을 조율하고, 정부가 직접 풍황, 환경, 어업 활동 등을 종합 고려해 ‘예비지구’와 ‘발전지구’를 지정한다. 사업자로 선정된 기업은 각종 인허가를 일괄적으로 처리 받는 ‘원스톱’ 서비스를 받게 돼 사업 기간 단축과 비용 구조 개선이 기대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주민 수용성 확보 메커니즘의 제도화다. 지방정부가 운영하는 민관협의회에 어업인과 주민 대표가 절반 이상 참여하도록 의무화했다. 이는 개발 초기부터 이해관계자 참여를 보장해 잠재적 갈등 요소를 사전에 관리하려는 전략이다. 과거 사업자 개인이 해결해야 했던 사회적 리스크를 공적 영역으로 이전시켜 사업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를 낳는다.
시장은 이번 조치가 국내외 대규모 자본의 해상풍력 투자를 촉진할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사업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발전 사업자는 물론 터빈, 케이블, 하부구조물 등 공급망 전반에 걸친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다. 정부는 연내 1차 예비지구 후보지를 발굴할 계획이며, 이 과정의 속도와 투명성이 새 제도의 성패를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것이다. 향후 관건은 지정된 발전지구 규모에 맞춰 전력망 인프라를 적시에 확충하는 과제로 분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