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월 말부터 4월 초까지 전국 농업생산기반시설에 대한 해빙기 집중 안전점검을 실시한다. 이는 계절적 요인에 따른 연례 점검을 넘어, 기후변화로 인한 예측 불가능한 재난에 대비하는 선제적 리스크 관리 활동의 성격이 짙다. 최근 급격한 온도 변화와 국지성 호우 등 이상기후가 빈번해지면서 노후화된 댐과 저수지의 붕괴 위험이 핵심 관리 대상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번 점검은 시설관리자의 자체 점검 이후 중앙부처와 전문가로 구성된 합동 점검단이 표본을 추출해 심층 분석하는 2단계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3월 중순부터 약 2주간 직접 합동점검을 주관하며 거버넌스 체계의 실효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점검 과정에서 누수나 균열 등 문제가 발견될 경우 즉시 보수·보강 조치를 시행해 사고 발생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정부의 활동은 민간 부문의 ESG 경영과도 맥을 같이 한다. 특히 식품 및 유통 기업의 밸류체인에서 안정적인 원재료 수급은 필수적이다. 농업용수 공급 인프라의 안정성은 이들 기업의 운영 지속가능성과 직결되는 문제다. 결국 정부의 인프라 점검은 개별 기업이 통제하기 어려운 공급망 상류의 ‘물리적 리스크’를 국가 차원에서 관리해주는 공공재적 성격을 지닌다.

향후 기후 리스크가 더욱 심화될수록 이러한 예방적 인프라 관리는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는 단순한 토목 공사를 넘어 데이터 기반의 예측 시스템과 연계된 상시적인 위험 관리 체계로 발전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기업과 투자자 역시 기후변화가 사업에 미치는 물리적 리스크와 전환 리스크를 구분하고, 국가 기간 인프라의 안정성을 핵심적인 스테이크홀더 이슈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