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 사업의 오랜 딜레마인 원주민 내몰림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해법이 제시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영등포 쪽방촌 공공주택사업은 단순한 주거환경 개선을 넘어,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ESG 경영의 선도적 사례로 평가된다.

이 사업의 핵심 전략은 ‘선이주 후개발’ 방식의 순환형 개발이다. 기존 재개발 사업이 원주민을 외곽으로 밀어내는 부작용을 낳았던 것과 달리, 사업 부지 내에 임시 이주 시설을 먼저 마련해 주민의 생활권을 보장한다. 이는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고, 주거 취약 계층의 안정적인 재정착을 지원하는 포용적 도시 개발 전략이다.

주목할 점은 사회적 목표 달성을 위해 경제적 유인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최근 주택법 개정으로 분양가 상한제 적용이 제외되면서 사업성이 크게 개선됐다. 이를 통해 토지 소유주에게는 현금 보상 외에 신축 아파트로 보상하는 ‘현물보상’ 선택지를 제공한다. 이는 소유주의 재산권 행사를 보장하며 사업 참여도를 높이는 동시에, 민간 건설사의 참여를 유도하는 효과적인 장치로 작동한다.

영등포 모델은 낙후 지역 정비 사업이 단순한 물리적 환경 개선에 그치지 않고, 어떻게 사회적 책임(S)과 경제적 성과를 결합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다. 정부의 규제 완화와 민간의 참여를 유도하는 이 새로운 방식은 향후 다른 도시재생 사업에도 적용 가능한 표준 모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기업과 공공 부문이 협력하여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ESG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