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이 국가 간 연합 전선으로 확장되고 있다. 개별 국가의 역량을 넘어, 강점을 지닌 국가들이 손을 잡고 거대 기술 블록에 대응하는 전략적 협력이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 한국과 싱가포르가 체결한 AI 협력체계는 이러한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이는 단순한 기술 교류를 넘어, 연구개발, 투자, 인재를 아우르는 ‘글로벌 혁신 생태계’를 공동으로 구축하려는 국가 차원의 장기 전략이다.

이번 ‘한·싱 AI 커넥트 서밋’에서 발표된 협력은 세 가지 핵심 전략을 기반으로 한다. 첫째는 500억 원 규모의 공동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한 원천 기술 확보다. 이는 단기적 성과가 아닌 미래 AI 시장의 판도를 바꿀 핵심 기술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다. 세계적 연구 환경을 갖춘 싱가포르와의 협력은 국내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지렛대 역할을 한다.

둘째는 싱가포르에 조성되는 3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모펀드’다. 이는 AI와 딥테크 분야 스타트업을 위한 전략적 자금줄이다. 금융 허브인 싱가포르의 자본력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내 유망 스타트업이 아시아 시장을 넘어 글로벌 무대로 직행하는 발판을 마련한다. 단순 자금 지원을 넘어 글로벌 투자자와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싱 AI 얼라이언스’ 구축은 이 모든 활동을 유기적으로 엮는 플랫폼이다. 연구기관, 기업, 대학이 참여하는 이 협력체는 AI 스타트업 공동 육성부터 인재 교류까지 포괄한다. 이는 일회성 협력을 넘어 지속 가능한 협력 모델을 만들겠다는 의미다. 기술이 개발되고, 투자를 받아 성장하며, 인재가 교류하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 양국 전체의 AI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최종 목표다.

결론적으로 한국과 싱가포르의 AI 동맹은 더 이상 국내 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생태계에 직접 투자하여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다. 이는 미국과 중국 중심의 AI 패권 구도 속에서 양국이 독자적인 기술 블록을 형성하고 글로벌 3강으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적인 포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