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30 모빌리티 혁신성장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는 단순히 자율주행차와 도심항공교통(UAM)의 상용화 시점을 제시한 것을 넘어, AI를 중심으로 국가 모빌리티 산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는 전략적 선언이다. 기술 도입을 넘어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명확히 드러난다.
핵심 전략은 AI 기술 내재화와 데이터 주권 확보다. 정부는 광주시에 자율차 200대를 투입하는 대규모 실증 사업을 시작한다. 이는 단순한 기술 검증이 아니다. 실주행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공유 플랫폼을 구축해 ‘실증-데이터 수집-학습’으로 이어지는 AI 기술 개발 선순환 체계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이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경쟁력이 AI와 데이터에서 나온다는 판단에 따른 전략적 포석이다.
ESG 경영 기조 역시 로드맵의 중요한 축을 이룬다. 전기차 배터리 인증제 시행과 사용 후 배터리 순환이용 체계 구축 계획이 대표적이다. 이는 배터리 리스나 교환 같은 새로운 서비스 산업(BaaS)의 성장을 유도하며 순환경제를 실현하는 ESG 전략의 일환이다. 수소 버스 보급 확대와 수소 열차 실증 역시 탄소중립 시대에 대응하는 기업의 필수 생존 전략과 맞물린다.
정부의 역할은 기술 개발 지원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UAM 운용을 위한 버티포트, 통신망 등 공공 인프라 구축과 드론 공역 확대, 로봇 친화적 건축법 제정 등은 민간 기업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판을 깔아주는 전략이다. 규제를 ‘선허용 후규제’ 원칙으로 전환하는 것 또한 산업 생태계의 역동성을 키우기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이다. 이번 로드맵은 미래 모빌리티 시장 선점을 위한 국가 차원의 청사진이며, 관련 기업들은 이제 정부가 제시한 방향에 맞춰 기술 투자와 사업 모델 혁신을 가속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