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경제가 장기간의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국민주권정부’를 표방하며 국민의 삶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 기조를 내세운 정부의 행보는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며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히 개별 정책의 효과를 넘어, 한국 경제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과거 한국 경제는 ‘잃어버린 10년’이라 불릴 만큼 가계 소비지출의 침체가 장기화되며 어려움을 겪어왔다. 2024년 1분기까지 네 개 분기에 걸쳐 1년 동안 누적 성장률이 -0.3%를 기록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8%에 크게 못 미쳤다. 이는 2016년 1분기와 동일한 수준인 361만 원에 머문 올해 1분기 가계 당 실질소비지출의 부진과 직결된다. 특히 자영업 관련 소매판매는 2022년 2분기부터 1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며 전례 없는 침체를 겪고 있으며, 이는 외환위기 당시에도 단기간의 침체 후 반등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수출 또한 2022년 상반기 3505억 달러에 미치지 못한 3347억 달러를 기록하며 ‘잃어버린 4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1년 2.92%였던 세계 시장 수출 비중이 올해 2월 기준 2.66%까지 하락한 것은 이러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올해 1분기 성장률에서 내수와 수출이 각각 –0.5%p, –0.3%p를 기록하며 동반 추락하면서, 주요 기관들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이 1% 달성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는 데는 이러한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민주주의 수준의 하락도 중요한 배경으로 지목된다. 스웨덴 민주주의 다양성 연구소(V-Dem)의 민주주의 수준 지수에서 한국은 2021년 17위에서 지난해 41위로 하락하며 3등급 국가군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그러나 새로운 정부 출범 이후 민주주의 회복 신호가 감지되면서 시장의 반응은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을 회복했고, 이재명 정부 출범 첫 달인 2024년 6월 수출액은 6월 기준 역대 최고인 598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었다. 특히 주가는 윤석열 정부 출범 때부터 대선 직전까지 부진했으나, 대선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이며 코스피 지수 3000포인트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국민의 삶을 우선시하는 국정 기조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이재명 정부 경제철학의 상징인 ‘민생지원금’을 중심으로 한 추가경정예산(추경)의 신속한 편성은 이러한 상황에서 단순한 ‘산소호흡기’ 역할을 넘어 경제 선순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지난 30년 이상 역대 정부들이 대외 환경 변화로 인한 충격에 취약한 보통 사람들의 삶을 방치하면서 내수 취약성이 구조화된 결과, GDP 대비 가계소비지출 비중은 외환위기 이전 60% 이상에서 지난해 46% 미만으로 하락했다. 이는 대부분의 주요 선진국들이 50%를 넘는 것과 비교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가계 소비지출은 2020년에 GDP의 3.9%에 해당하는 79조 3000억 원, 올해 1분기에는 GDP의 5.5%에 해당하는 125조 5000억 원이 감소하며 자영업, 내수, 성장이 곤두박질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는 미국과의 대조적인 상황을 통해 더욱 명확해진다. 미국은 코로나19 충격으로 개인 소비지출이 감소하자, 2021년 1월 GDP의 8% 규모인 1조 9000억 달러를 투입하는 ‘미국 구조 계획’을 추진하여 2021년 2분기부터 개인소비지출이 예상치를 초과 달성하며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약 1조 1932억 달러가 초과되었다. 이러한 적극적인 재정 투입은 미국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금융위기 이후 1.9%에서 펜데믹 이후 2.8%로 상승하는 배경이 되었다. 또한, 미국은 가계 부채 비율을 GDP 대비 60.7%까지 낮추며 경제 안정성을 높였으나, 한국은 외환위기 전 48%에서 지난해 90%까지 가계 부채가 증가하며 부채 상환 부담이 가계 소비를 억압하고 성장을 둔화시키는 핵심 원인이 되었다.

현재의 가계 소비지출 붕괴 규모를 고려할 때, 일회성 민생지원금만으로는 민생 회복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생지원금’을 정기적 사회소득으로 제도화하는 방안이 제시된다. 일회성 지원금은 경제 이론적으로 기존 지출을 상쇄하며 소비 진작 효과가 제한적이고, 규모 및 재정 부담 증대 문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사회소득 강화와 조세에 의한 재분배 개선이 해결책으로 제시된다. 소득 공제를 전면 수술하여 확보한 추가 세수를 전 국민에게 균등 지급하는 방안은 4인 가족 기준으로 연간 100만 원을 8회 지급할 수 있다. 이렇게 일정 비율을 지역화폐와 연계시킨 정기적 소득으로 정착시키면, 중소상공인 매출 증대에 기여하고 소비 진작 및 내수 강화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는 특히 하위 70% 계층이 최대 혜택을 보게 함으로써 저임금 노동자의 최저임금 의존도, 기초 노령연금 인상 부담을 낮추고 최저임금을 둘러싼 갈등 및 노인 빈곤율 해소에도 기여할 수 있다.

더불어 서민의 물가 피해를 줄이는 과제도 시급하다. 2020년 이후 전체 물가가 16% 오른 반면, 저소득층 지출 비중이 높은 식료품 물가는 25%나 인상되었다. 싱가포르가 정부 차원의 물가 부담 완화 정책으로 물가 상승률을 차등적으로 관리하는 사례는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러한 민생 안정과 내수 기반 강화 위에 반도체+AI 생태계 재구성과 같은 미래 산업 경쟁력 강화 전략을 추진함으로써 중장기적인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