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정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소상공인상생연구실장은 소상공인이 국민 생활의 필수적인 기본 서비스를 제공하며 민생경제의 근간이자 고용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2022년 기준 766만 개에 달하는 소상공인은 전체 사업체의 95.1%를 차지하며, 종사자 비중 45.9%, 매출액 비중 17.0%를 기록하는 등 경제 전반에 걸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소상공인 생태계는 코로나19 팬데믹, 급격한 온라인 시장 전환, 디지털 기술의 상용화, 그리고 인구 구조 변화라는 거대한 물결 속에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소상공인을 둘러싼 어려움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은행권 차입의 한계에 부딪힌 소상공인들은 비은행권 대출에 의존하며 빠르게 증가하는 대출 연체율과 씨름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폐업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폐업 소상공인의 증가는 사회적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된다. 더불어 인구 감소는 소비 축소로 직결되어 지역 상권 침체, 공실률 증가, 유동인구 감소라는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특히, 지역 상권에서 생활밀착업종에 종사하는 소상공인들은 국민 생활에 필수적인 서비스를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올해 국세청 발표에 따르면 5년 생존율이 39.6%에 불과할 정도로 생존의 문턱이 높다.

이러한 복합적인 위기 속에서 새로운 정부는 소상공인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며 민생 경제 회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의 보편적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선별적이고 성장 지향적인 지원을 통해 소상공인을 단순한 지원 대상이 아닌 민생경제의 주체로 성장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13조 2000억 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발행과 8조 원 규모의 지역사랑 상품권 확대 등 실질적인 소비 진작 정책을 추진 중이다. 특히, 이번 대책은 소상공인 업종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도록 제한하여 직접적인 매출 증대 및 영업이익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정부는 소상공인의 심각한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별채무조정패키지(1조 4000억 원)와 새출발기금 확대(1억 이하 저소득 소상공인 90% 빚 탕감) 정책을 우선적으로 시행하며 채무 상환 부담 완화와 부실채권 채무 조정을 통해 자영업자들이 재기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6월 발표된 ‘3대 지원사업'(부담경감 크레딧·비즈플러스카드·배달·택배비 지원) 역시 영세 소상공인의 경영 부담을 크게 완화하며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경제 성장 시기이자 인구 증가 시기에 IMF 외환 위기 극복을 목적으로 추진되었던 소상공인 정책은 이제 급변하는 시대 환경에 맞춰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재정립될 필요가 있다. 인구 구조 변화, 내수 침체, 온라인 플랫폼화 등 오늘날의 현실을 반영한 정책은 소상공인을 민생경제의 든든한 주체이자, 나아가 경제 성장을 이끄는 혁신적인 주체로 발돋움시킬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경제로의 급격한 전환 속에서 민간, 특히 대기업과 온라인 플랫폼이 주도하는 소상공인 지원 역시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정부의 정책들이 전국 소상공인들의 숨통을 트여주고, 경제 활성화와 민생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