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업들의 전략적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 산업의 혁신과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야심찬 행보에 나섰다. 2025년 5월 22일 발표된 인적분할 계획은 단순히 조직 구조를 변경하는 것을 넘어, 글로벌 바이오 시장의 판도를 바꿀 잠재력을 지닌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결정은 급변하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 환경 속에서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업계 전반의 흐름과 맥을 같이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인적분할을 통해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 부문과 바이오의약품 개발 및 상업화 사업 부문을 분리, 각각 독립적인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CDMO 사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직접 수행하며, 바이오의약품 개발은 100%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담당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사업 구조는 때때로 이해 상충 문제를 야기하거나 각 사업 부문의 잠재력을 온전히 발휘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인적분할은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CDMO 사업은 생산 효율성과 규모의 경제를 극대화하며, 신약개발 사업은 연구개발 혁신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분할은 삼성전자 지배구조 개편과의 연계성도 주목받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삼성물산(43.06%)이 최대주주이며, 삼성전자(31.22%)를 포함한 특수관계자 지분율이 74.32%에 달한다. 이는 그룹 차원의 전략적 중요성이 뚜렷함을 보여준다. 인적분할 후에는 삼성바이오홀딩스를 중심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로 두는 지주회사 체제가 구축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편과 맞물려 그룹 전체의 사업 시너지를 높이고 경영 효율성을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DMO 사업 경쟁력은 이미 글로벌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인천 송도에 위치한 생산 설비는 총 78.4만 리터 규모로, 2025년 5공장 가동을 통해 전체 생산능력이 30% 이상 확대되었다. 이는 스위스 론자,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 독일 베링거잉겔하임과 더불어 세계 30만 리터 이상 생산능력을 보유한 4개 기업 중 하나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는 결과다. 이러한 확장된 생산 능력은 늘어나는 글로벌 CDMO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담당하는 바이오의약품 개발 사업 역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2012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총 9종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출시했으며, 특히 북미와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2025년부터 개편되는 미국 메디케어 Part D 제도는 바이오시밀러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환자 본인 부담금 상한제가 도입되고 보험사의 부담이 늘면서 약가 인하 압력이 커질 것이며, 이는 저렴한 바이오시밀러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사업적 강점은 실적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2025년 3분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출액 1조 6,602억 원, 영업이익 7,288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 115% 증가하는 놀라운 성장을 달성했다. 이는 4공장의 안정적인 가동과 5공장의 가동률 상승, 환율 상승 효과, 그리고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출시 관련 마일스톤 유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증권사들은 이러한 호실적을 바탕으로 2025년과 2026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상향 조정했으며, 목표주가 역시 상향하는 추세다. 수주 측면에서도 2024년 역대 최대 규모의 CMO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톱티어 CDMO로서의 시장 지위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분할은 단순한 사업 재편을 넘어, 변화하는 바이오 산업 환경에 대한 능동적인 대응이자 미래 성장을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CDMO 사업과 신약개발 사업의 분리를 통해 각 부문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그룹 차원의 지배구조 개편과 시너지를 창출함으로써 글로벌 바이오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결정은 동종 업계의 다른 기업들에게도 사업 구조 효율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