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산업 전반에 걸쳐 첨단 기술 경쟁이 심화되고, 이에 발맞춘 혁신적인 반도체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거시적 흐름 속에서 삼성전자가 이재용 회장의 ‘종합반도체기업(IDM) 세계 1위’라는 장기 비전을 향해 나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LSI 사업부의 부진과 파운드리 사업 분사설 등으로 인해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으나, 올해 3분기를 기점으로 시스템반도체 사업의 실적 개선 신호가 뚜렷해지면서 구체적인 성과를 가시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2025년 3분기 실적은 연결 기준 12조 1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1.81% 증가하는 놀라운 성과를 보였다. 이 중 DS(반도체)부문은 약 6조 8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이전 분기 대비 폭발적인 증가세를 나타낸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시스템반도체 사업 부문의 적자 축소다. 파운드리사업부와 시스템LSI사업부를 합한 영업적자는 올해 2분기 약 2조~3조 원에서 3분기에는 약 1조 원 수준으로 대폭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실적 개선은 단순히 메모리반도체 사업의 호조에 힘입은 것이 아니라, 시스템반도체 사업 자체의 경쟁력 회복을 시사한다.

시스템반도체 사업의 반격은 대형 고객사 확보라는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2025년 7월, 삼성전자는 테슬라와 22조 7천억 원 규모의 장기 수주 계약을 체결하며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에서 2033년까지 자율주행용 ‘AI6’ 칩을 생산하게 되었다. 이는 단순히 계약 규모를 넘어,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가 AI5 칩 생산에 TSMC와 삼성전자를 모두 언급하며 시장의 예상을 뒤엎는 행보를 보이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기술력과 신뢰도를 다시 한번 증명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애플 역시 미국 오스틴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에서 차세대 반도체 생산을 발표하며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나섰다. 대만 미디어텍 역시 TSMC의 2나노 공정 가격 인상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삼성전자 파운드리 활용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고객 포트폴리오는 더욱 다변화될 전망이다. 이러한 대형 고객사 확보는 매출 증대와 공장 가동률 향상을 넘어,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신뢰도를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2나노 공정의 수율이 50%를 넘어섰으며 내년 초 양산 시점에는 60%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은 3나노 공정에서의 부진을 딛고 기술 경쟁력을 회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스템LSI 사업부 또한 이미지센서(ISOCELL)와 모바일 AP(엑시노스) 부문에서 반전을 꾀하고 있다. 삼성전자 LSI사업부는 지난해 기준 글로벌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15.4%의 점유율로 소니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애플과의 협력을 통해 생산되는 이미지센서는 이러한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AP인 엑시노스 역시 경쟁력 강화를 통해 시장 재편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시스템LSI 사업부 전체의 재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사업에서 보여주는 이러한 회복세는 ‘종합반도체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이재용 회장의 비전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종 업계의 다른 기업들에게도 혁신적인 기술 개발과 과감한 투자를 통해 미래 시장을 선도해 나갈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새로운 지형도를 그려나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