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발표한 2025년 세제개편안은 단순히 세수 확보를 넘어 지속가능한 재정 운영과 포용적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다. 이는 기업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이 중요시되는 시대적 흐름과 맥을 같이하며, 우리 사회의 미래를 설계하는 중요한 정책 도구로서 세제의 역할을 재조명하게 한다. 고령화로 인한 복지 지출 증가와 지속적인 세수 감소라는 현실 속에서, 이번 개편안은 국민의 세 부담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경제 활력을 제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세제개편안의 핵심은 ‘응능부담’의 원칙을 강화하여 부담 능력이 있는 주체가 더 큰 세 부담을 지도록 설계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법인세율은 2022년 수준으로 환원되었으며, 이는 2022년 400조 원에서 2024년 336조 원으로 64조 원 감소한 국세 수입과 2019년 49조 6,000억 원에서 2024년 71조 4,000억 원으로 지속 증가한 조세 감면액을 고려한 조치다. 개편 후에도 우리나라 법인세율은 OECD 평균 21.8%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며, 이는 독일(29.9%)이나 일본(29.7%) 등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경쟁력을 갖춘 수치다. 또한, 증권거래세율 환원 역시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예고에 따라 일시적으로 인하되었던 조치를 정상화한 것으로, 금융 시장의 안정과 발전을 고려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더불어 정부는 국민 생활 안정을 위한 세제 지원을 대폭 확대하며 포용적 성장을 실현하고자 했다. 특히 다자녀 가구에 대한 지원이 눈에 띈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한도를 자녀 수에 따라 확대하여, 총급여 7,000만 원 이하 근로자는 자녀 1인당 50만 원씩 최대 100만 원까지, 7,000만 원 초과자도 자녀 1인당 25만 원씩 최대 50만 원까지 추가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보육수당 비과세 또한 월 20만 원에서 자녀 1인당 월 20만 원으로 확대되어, 육아 부담 완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교육비 부담 완화와 주거비 지원 강화도 이번 개편안의 주요 내용이다. 초등학교 1~2학년의 예체능 학원비가 교육비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되었고, 대학생 교육비 공제에서 소득요건이 폐지되어 아르바이트하는 대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세 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보인다. 월세 세액공제는 부부가 각각 받을 수 있도록 확대되었으며, 3자녀 이상 가구의 경우 공제 대상 주택 규모가 85㎡에서 100㎡로 확대되어 주거 안정을 지원한다. 연금소득자의 종신연금 원천징수세율 인하 및 임목 벌채·양도소득 비과세 한도 확대는 노후 대비와 농어업 분야 지원을 강화하는 정책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미래 경쟁력 강화에도 주력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세제 지원을 신설했다. AI 분야 국가전략기술을 포함하고, 웹툰 콘텐츠 제작 비용 세액공제를 새로 만들었으며, 영상콘텐츠 세액공제율을 상향하는 등 K-문화 콘텐츠 산업의 글로벌 확산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또한, 고향사랑기부금 세액공제율을 대폭 확대하고 지방 이전 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 기간을 연장함으로써 지방 균형 발전에도 힘쓰고 있다.
이번 세제개편안은 세 부담의 공정성 강화 측면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고배당기업 배당소득에 대한 분리과세 도입과 상장주식 양도소득세 과세기준 하향 조정은 소득 수준에 따른 세 부담 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전체 세수 효과 8조 1,672억 원 중 서민·중산층의 세 부담 경감 효과는 1,024억 원인 반면, 대기업과 고소득자의 부담은 각각 4조 1,676억 원, 684억 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응능부담 원칙이 더욱 강화되었음을 보여준다.
총 32개 단체·기관의 약 1,360건의 개정 건의를 수렴하고 28건의 조세특례심층평가를 거쳐 마련된 이번 2025년 세제개편안은, 지속가능한 재정 운영과 포용적 성장을 동시에 달성하며 우리 사회의 미래를 더욱 밝게 설계할 중요한 정책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더욱 완성도를 높여, 세제가 단순한 세금 징수를 넘어 사회의 미래를 이끄는 정책 도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