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한민국 사회는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해야 하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특히 인터넷, IT, 모바일, 데이터 혁명에 이어 현재는 AI 혁명이라는 거대한 물결이 산업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이러한 거시적 흐름 속에서 AI 기반 산업 체계로의 대전환은 불가피하며, 이에 대한 성공적인 대응은 ‘인재’ 확보와 육성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는 단순히 개별 기업의 경쟁력을 넘어, 대한민국이 ‘AI 3대 강국’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의 일자리 상황은 65세 이상 고령층 일자리는 증가하는 반면, 청년 일자리는 감소하는 이례적인 현상을 보이고 있다. 통계청의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8월 기준 청년 일자리는 1991~2025년 사이에 약 200만 개가 줄어든 반면, 65세 이상 일자리는 368만 개 이상 증가했다. 그 결과, 65세 이상 일자리가 청년 일자리를 추월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는 대한민국 주력 산업인 제조업의 일자리 비중 감소와 맥을 같이 한다. 1991년 전체 일자리의 약 27%를 차지했던 제조업 일자리는 올해 8월 15%로 줄었다. 이러한 제조업의 탈공업화는 일본이 약 50년에 걸쳐 진행한 것을 대한민국은 33년 만에 압축적으로 진행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한국의 제조업이 미국이 만든 산업 생태계의 생산 부문에 특화되어 설계나 디자인 등 고부가가치 사업 서비스는 선진국에 의존하는 ‘자기 완결성을 결여’한 구조라는 점이다. 이로 인해 제조업 일자리가 줄어든 대신 대표적인 저부가가치 서비스 부문인 자영업자 증가로 이어졌으며, 이는 소득 불평등 심화와 출산율 저하, 고령화라는 사회적 문제로까지 전이되었다. 더불어 획일주의와 극한 경쟁 속에서 ‘모노칼라 인간형’을 배출하는 현재의 교육 시스템은 AI 모델을 개발하더라도 이를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과거 ‘한강의 기적’이 미국이 만든 산업 생태계의 일부를 떠맡는 ‘식민지형 산업화’였다면, ‘AI 3대 강국’으로의 도약은 선진국형 디지털 생태계 구축이라는 ‘자기 완결형’ 전략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AI 모델을 활용해 미국이나 중국 등에 비해 뒤처진 플랫폼 사업 모델을 활성화하고, 나아가 새로운 가치와 일거리를 만들어내는 것은 결국 인재의 몫이라는 점이 강조된다. ‘AI 3대 강국’이라는 비전은 인재 육성 없이는 공허한 외침이 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전 국민 맞춤형 AI 교육’을 제공하고, ‘쉬었음’ 청년들에게 AI 교육과 생활비 지원을 병행하며 ‘AI 전사 육성’을 청년 고용 부진 대책으로 제시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역대 정권의 실패한 산업 정책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기존 시스템과의 ‘결별’이 필요하다. ‘AI 전사’가 획일주의와 극한 경쟁 환경의 산물인 모노칼라 인재를 만들어내는 현행 교육 시스템과는 양립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AI 전사들에 의한 새로운 시도들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부동산 모르핀’ 투입을 중단하고 ‘부동산 카르텔’과의 결별이 선행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AI 교육을 받은 전 국민이 AI 모델을 활용해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게 하려면 경제적 여유가 필수적이기에, ‘쉬었음’ 청년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생계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정기적 사회 소득의 제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사회 소득의 제도화야말로 초혁신 경제를 만들기 위한 시드머니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이자 최배근 경제연구소 이사장. 건국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아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제사학회 회장, 민족통일연구소 소장, 대안학교인 민들레학교 설립자이자 교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 <누가 한국 경제를 파괴하는가>, <화폐 권력과 민주주의>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