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과 급변하는 디지털 경제 환경 속에서 소상공인은 그 어느 때보다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인구구조 변화와 내수 침체, 온라인 플랫폼화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소상공인 정책 역시 과거와는 다른 패러다임을 요구받고 있다. 국민 생활에 필수적인 기본 서비스를 제공하며 민생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소상공인이 단순한 지원 대상이 아닌, 능동적인 경제 주체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새로운 방향 설정이 시급하다.

소상공인의 개념은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고용 문제 해결의 대안으로 김대중 대통령이 처음 명명한 데서 시작되었다. 당시 실업자 급증에 따른 사회적 불안 속에서 점포 수준의 서비스업 사업체, 즉 소상공인 창업이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2022년 기준 소상공인은 전체 사업체의 95.1%에 달하는 766만 개에 이르며, 종사자 비중 45.9%, 매출액 비중 17.0%를 차지하며 우리 경제에서 명실상부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소상공인을 둘러싼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은행권 차입에 한계가 발생하면서 비은행권 대출 규모와 연체율이 빠르게 증가했고, 이는 결국 부채를 견디지 못한 폐업 소상공인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폐업 소상공인의 증가는 단순한 경제 문제를 넘어 사회 문제와도 연결될 가능성을 높인다. 더불어 지역 상권 침체 역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인구 감소는 소비 축소로 이어지고, 이는 공실률 증가와 유동인구 감소라는 악순환을 야기한다. 특히 지역 상권에서 생활밀착업종에 종사하는 소상공인들은 국민 생활에 필수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민생경제와 직결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권이 발달한 서울에서도 5년 생존율이 39.6%에 그치는 등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는 국세청 발표는 이들의 위기를 방증한다.

이러한 복합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민생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새 정부는 다양한 지원책을 발표하고 있다. 민생회복을 위한 소비쿠폰(13조 2000억 원) 발행과 지역사랑 상품권(8조 원) 확대는 소상공인에게만 사용이 가능하도록 하여 매출액 및 영업이익 향상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특별채무조정패키지(1조 4000억 원)와 새출발기금 확대(1억 이하 저소득 소상공인 빚 90% 탕감) 정책은 채무상환 부담을 완화하고 부실채권에 대한 채무조정을 통해 자영업자가 재기하여 지속가능한 경제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 지난 6월 발표된 ‘3대 지원사업'(부담경감 크레딧, 비즈플러스카드, 배달·택배비 지원) 또한 영세 소상공인의 경영 부담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소상공인 정책이 경제 성장 시기이자 인구 증가 시기에, 일시적인 IMF 위기 극복을 목적으로 추진되었다면, 이제는 인구구조 변화, 내수 침체, 온라인 플랫폼화 등 변화된 환경에 맞춰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 즉, 과거처럼 소상공인을 단순히 지원 대상이나 보편성의 틀에 가두기보다, 선별적이고 적극적인 성장 지원을 통해 이들을 민생경제를 이끌어가는 핵심 주체로 육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또한, 디지털 경제로의 급격한 전환 속에서 민간, 특히 대기업과 온라인 플랫폼이 주도하는 소상공인 지원 방안 역시 필요할 것이다. 새 정부의 국정과제로 발표될 소상공인 정책들이 이러한 실질적인 지원 효과와 더불어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하여 전국 소상공인들의 숨통을 틔워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