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적으로 복합적인 위기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의 역할 강화와 더불어 인공지능(AI) 및 첨단 산업 육성을 통한 경제 성장 동력 확보가 핵심적인 정책 기조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AI 전환’과 ‘초혁신경제’를 앞세운 정부의 정책은 저성장 늪에 빠진 한국 경제에 반전을 꾀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거시적 흐름 속에서 이재명 정부의 경제 정책은 과거와는 차별화된 정부의 책임과 역할 확대를 통해 새로운 성장 공식을 가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 100일을 맞아 제시한 경제 정책 방향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다. 12·3 비상계엄 여파로 인한 내수 경기 침체와 미국의 통상 압박으로 인한 수출 위기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구 부총리는 정부의 예산 편성을 통해 확장 재정으로 전환하며 경기 부양에 나섰다. 이는 단순히 단기적인 지출 확대에 그치지 않고, 1%대로 떨어진 잠재성장률을 3%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 확충에 초점을 맞춘다. 특히 1990년대 후반 미국이 IT 혁명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반등시킨 사례를 주목하며, AI와 같은 첨단 산업에 대한 집중 투자를 통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정책 기조는 구체적인 실행 계획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AI 전환’과 ‘초혁신경제’ 분야에서 각각 15개의 프로젝트를 지정하여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AI 분야에서는 로봇, 자동차, 드론, 선박 등 한국이 강점을 가진 분야에 AI 기술을 결합하는 ‘피지컬 AI’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SiC 전력반도체, 그래핀, 그린수소, SMR 등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15개 분야의 ‘초혁신경제’ 프로젝트를 선정하여 예산, 세제, 금융, 규제 개선 등 다각적인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러한 투자는 올해 52조원에서 내년 71조원으로 확대되며,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조성도 추진 중이다. 연구개발(R&D) 예산 역시 역대 최대폭인 19.3% 확대하며 미래 혁신 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의 역할 강화는 재정 확대뿐만 아니라, 경제 성장과 산업 혁신을 위한 국가 차원의 경쟁력 강화 의지를 보여준다. AI 등 첨단 산업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정부는 AI 경쟁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모든 국가 시스템을 ‘초혁신 선도경제형’으로 대혁신해야 한다는 문제 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이는 과거의 추격형 경제 모델에서 벗어나, 글로벌 선진국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패러다임 전환을 시사한다.

물론 이러한 정책 추진 과정에서 증시 호황, 소비 심리 개선 등 긍정적인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미국의 관세 조치와 같은 대외 리스크, 부동산 시장 과열 등 불안 요인 역시 상존한다. 전문가들은 정책 방향 자체는 옳다고 평가하지만,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경제 상황의 안정적인 관리와 장기적인 성장 기반 구축이 중요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궁극적으로 이재명 정부의 경제 정책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그리고 이러한 ‘AI 전환’ 드라이브가 한국 경제의 체질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을지가 향후 주목해야 할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