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사회는 심각한 청년 일자리 부족 문제에 직면해 있다. 통계청의 ‘8월 고용동향’ 발표에 따르면 청년 고용률은 16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고, 구체적인 이유 없이 쉬고 있는 ‘쉬었음’ 청년은 2020년 이후 40만 명대를 지속하며 노무현 정부 출범 초기보다 20만 명 이상 증가했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나약함 탓이 아니라, 열악한 근무 환경, 낮은 임금, 그리고 개인의 성장과 경력 개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자리 부족이라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기인한다. 이러한 상황은 65세 이상 고령층 일자리는 증가하는 반면, 청년 일자리는 감소하는 추세와 맞물려 한국의 일자리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30년간 한국은 제조업 중심의 ‘압축적 산업화’와 ‘압축성장’을 이루었지만, 동시에 제조업 일자리 비중은 급격히 감소하는 ‘탈공업화’ 역시 빠르게 진행되었다. 특히 한국 제조업은 생산 부문에 특화되었을 뿐, 제품 설계나 디자인과 같은 고부가가치 사업 서비스는 해외에 의존하는 ‘자기완결성 결여’라는 근본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로 인해 줄어든 제조업 일자리를 대체한 것은 대표적인 저부가가치 서비스 부문인 자영업 증가로 이어졌고, 이는 소득 불평등 심화, 결혼율 및 출산율 저하, 그리고 고령화라는 사회 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25~34세 핵심 노동력의 취업자 규모는 외환위기 직전 대비 70만 명 이상 감소한 반면, 65세 이상 취업자는 339만 명이나 증가하며 한국 산업 생태계의 심각한 병리 현상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AI 기반 산업체계로의 대전환이 강조되고 있다. ‘AI 3대 강국’을 목표로 삼고 초혁신 경제로의 전환에 사활을 거는 배경에는 AI 모델을 활용하여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뒤처진 플랫폼 사업 모델을 활성화하고, 나아가 새로운 가치와 일거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깔려 있다. 그러나 과거 ‘한강의 기적’이 미국이 만든 산업 생태계의 일부를 떠맡는 ‘식민지형 산업화’였다면, AI 3대 강국으로의 도약은 자기 완결형의 선진국형 디지털 생태계 구축 없이는 불가능하다.
문제는 한국의 현실적인 제약에 있다. 미국이나 중국과 달리 디지털 생태계의 출발점인 플랫폼 및 데이터 경제의 인프라가 취약할 뿐만 아니라, 획일주의, 줄세우기, 극한 경쟁 속에서 ‘모노칼라 인간형’을 배출하는 현 교육 시스템으로는 AI 모델을 개발하더라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어렵다. 과거 제조업 생산 조직 문화에 익숙한 ‘모노칼라 인간형’은 분산, 이익 공유, 협업을 특징으로 하는 플랫폼 사업 모델의 문화와 이질적이며, 이것이 한국이 ‘데이터 혁명’ 및 ‘AI 혁명’으로 나아가지 못한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이다.
AI 시대의 진정한 도약을 위해서는 과거의 실패한 산업 정책에 대한 처절한 자기 비판과 함께, 기존 시스템 및 기득권과의 ‘결별’이 시급하다. AI 전사는 획일주의 교육 시스템으로는 양립 불가능하며, 영국이 교육 혁명을 통한 인재 육성으로 근대 산업 문명을 주도했듯이, 한국 역시 새로운 인재를 육성하는 교육 혁명 없이는 성공적인 AI 대전환이 어렵다. AI 인프라와 모델 강국임에도 높은 청년 실업률을 기록하는 중국의 사례에서도 이러한 사실은 분명하게 확인된다.
나아가 AI 전사들의 새로운 시도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부동산 모르핀’ 투입을 중단하고 ‘부동산 카르텔’과 결별해야 한다. 또한, AI 교육을 받은 전 국민이 AI 모델을 활용하여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도록 경제적 여유를 제공하기 위해, ‘쉬었음’ 청년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생계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정기적 사회 소득의 제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사회 소득의 제도화야말로 초혁신 경제를 만들기 위한 핵심 시드머니가 될 것이다. 결국 AI 기반 산업체계의 대전환에서 인재는 단순한 자원을 넘어, 한국 경제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동력임을 명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