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의 불안정성이 시스템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되면서 금융업계와 건설업계 전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낮은 자기자본 비율이 지목되면서,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자기자본 비율을 2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 아래 다양한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최신 연구는 이러한 자본 확충이 실제로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실증 분석을 제시하며, 부동산 PF 시장의 건전성 확보 및 비용 절감 가능성을 조명한다.
KDI 연구진은 국내 공개된 부동산 PF 사업장 자료의 부족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13년부터 2025년까지 추진된 약 800개 사업장의 자료를 심층 분석했다. 분석 결과, 자본 확충은 크게 두 가지 순기능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째, PF 리스크를 줄여 사업의 안정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특히, 주거용 사업장의 경우 자기자본 비율이 현행 3%에서 정부의 중장기 목표인 20%까지 상승하면, 사업 성공을 위한 최소 분양률인 ‘Exit 분양률’이 59%에서 46%로 13%p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분양으로 인한 사업 부실 위험이 크게 경감됨을 시사한다.
나아가 KDI는 국내 자료의 한계를 보완하고 세계 최대 PF 시장인 미국 자료를 통해 추가 분석을 진행했다.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착공된 1만 5,000개의 미국 아파트 사업장 분석 결과, 자기자본 비율과 반대로 움직이는 부채 비율이 높을수록 사업 부실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확인했다. 또한, 이미 부실에 빠진 사업장이 회복될 확률도 낮아진다는 점은 우리나라의 약 12%에 달하는 부실 PF 사업장의 재구조화 시에도 낮은 자기자본 비율이 회생을 어렵게 만들 수 있음을 시사한다.
둘째, 자본 확충은 총사업비를 감소시켜 공급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가져온다. 자기자본 비율을 3%에서 20%로 올렸을 때 총사업비는 7% 감소했으며, 주거용 사업장에서는 11%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총사업비 감소는 공사비와 금융비의 절감에서 비롯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시공사 보증에 따른 위험 프리미엄이 공사비에 반영되는데, 자기자본 비율 확충으로 시공사의 보증 부담이 줄어들면 시행사가 시공사에 지급하는 공사비가 낮아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금융비 역시 자기자본 증가로 인한 부채 감소로 이자 및 수수료 부담이 줄어들면서 절감된다.
하지만 KDI는 자본 조달의 어려움으로 인한 개발 사업 위축 가능성 등 부정적인 측면도 간과하지 않았다.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세 가지와 추가 대책 한 가지를 제언했다. 첫째, PF 대출 총액 규제 시 저자본 사업장에 대한 대출에만 한도를 적용할 것을 제안했다. 둘째, 금융기관 및 연기금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우선주를 자기자본으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셋째, 토지 현물출자에 대한 양도세 과세 이연 제도를 3년 일몰 규정에서 상시화할 것을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대형 부동산 개발 사업에서 자주 활용되는 PFV(Project Finance Vehicle)의 규제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프로젝트 리츠 수준의 건전성 규제 및 감독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제언들은 부동산 PF 시장의 안정화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중요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