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영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이행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공급망 전반에 걸쳐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 문화를 구축하는 것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며, 이는 자동차 부품 산업에서도 예외 없이 강조되고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제이피씨오토모티브에 대해 불공정 하도급거래행위에 대한 제재를 가한 것은 이러한 산업적 흐름 속에서 주목할 만한 사건으로 평가된다.

공정위는 ㈜제이피씨오토모티브가 수급사업자에게 자동차 도어트림모듈에 사용되는 부품 제조를 위탁하는 과정에서 두 가지 주요 의무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첫째, ㈜제이피씨오토모티브는 2022년 5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수급사업자가 납품을 위한 작업에 착수하기 전에 하도급 계약 서면을 발급하지 않거나, 계약서에 가단가를 정하고 추후 정단가를 확정하기로 하면서도 가격 결정 예정 시점을 기재하지 않는 등 불완전한 서면을 교부했다. 이는 하도급거래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기본적인 절차를 간과한 행위로, 수급사업자의 예측 가능성을 저해하고 권익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

둘째, ㈜제이피씨오토모티브는 발주자와의 합의를 통해 2023년 3월 납품분부터 2024년 4월까지 매월 도어트림모듈 단가를 인상하여 지급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증액 사유 및 내용을 수급사업자에게 제대로 통지하지 않았으며, 해당 증액분을 하도급 대금에 반영하지 않았다. 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거래에서 발생하는 불공정 행위의 전형적인 사례로, 특히 기술 개발 및 생산 비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 증가 시기에 수급사업자의 경영상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다. 이에 공정위는 ㈜제이피씨오토모티브에 대해 서면 발급 의무 위반에 대한 시정명령과 더불어, 하도급대금 조정 및 통지 의무 위반에 대해 시정명령과 5천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제이피씨오토모티브는 대전광역시에 소재한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로, 2024년도 매출액은 1,040억 원에 달한다.

이번 공정위의 제재는 단순히 개별 기업의 법규 위반을 지적하는 것을 넘어, 국내 자동차 부품 산업 전반에 걸쳐 공정한 거래 관행 확립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전동화, 자율주행 등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면서 부품 공급망의 안정성과 신뢰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도급 업체와의 불공정 거래는 공급망 전체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제이피씨오토모티브의 사례를 거울삼아, 모든 자동차 부품 기업들은 납품 단가 상승분 반영, 계약 서면의 명확성 확보 등 기본적인 하도급 거래 질서를 준수해야 할 것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기업의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ESG 경영을 실천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