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함께 블록체인, 암호기술 등 디지털자산 생태계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러한 거시적 흐름 속에서 가상자산 매매 및 중개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에게도 벤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는 9일(화) 국무회의에서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의결하며, 해당 업종을 벤처기업 제한업종에서 해제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는 7년 전 투기 과열 등 사회적 우려로 인해 벤처기업 육성 대상에서 제외되었던 가상자산 산업이 이제는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혁신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반영한 조치다.
이번 개정은 특히 블록체인 및 암호기술과 같은 딥테크(Deep Tech) 산업의 본격적인 육성을 위한 중요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과거 ’18년 10월, 가상자산 매매 및 중개업은 통계청 표준산업분류상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 자산 매매 및 중개업’으로 분류되어 벤처기업 제한업종에 지정된 바 있다. 당시에는 업종 자체의 불법성보다는 사회적 공감대에 따른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하지만 7년이 지난 현재, 가상자산 산업은 글로벌 금융 질서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가상자산 생태계의 변화는 이러한 산업적 위상 변화를 명확히 보여준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24년 1월)은 전통 금융 시장이 가상자산을 본격적으로 수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미국 최초의 스테이블코인 포괄 규제법인 ‘GENIUS법’의 발효(’25년 7월)와 코인베이스(’21년 4월), 서클(’25년 6월) 등 주요 가상자산 기업들의 나스닥 및 NYSE 상장 시도는 가상자산 산업이 거대 자본 시장과 융합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국내 역시 「특정금융정보법」 개정(’21년 3월)을 통한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제 도입과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24년 7월)으로 금융 당국의 감독 체계를 확립하며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고 있다. 예치금 보호, 거래기록 보존, 불공정거래 금지 등 이용자 보호를 위한 구체적인 장치가 마련되면서 산업 전반의 신뢰도가 높아졌다.
이러한 글로벌 흐름과 국내 규제 환경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혁신 산업으로 부상한 가상자산 관련 기업들이 주점업, 사행산업 등과 같은 범주로 분류되어 벤처기업 신청에 제한을 받는 것은 글로벌 경쟁력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에 중기부는 업계 의견 수렴과 전문가 논의를 거쳐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했으며, 그 결과 벤처기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오는 9월 16일(화)부터 시행하게 되었다.
이번 개정을 통해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유망 가상자산 기업들은 다른 혁신 기업들과 동등한 조건에서 벤처기업 확인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중기부는 이번 조치가 가상자산 매매·중개업뿐만 아니라, 블록체인, 스마트 컨트랙트, 사이버 보안 등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는 핵심 딥테크 산업 전반의 성장을 가속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성숙 장관은 “이번 규제 개선은 디지털자산 산업의 글로벌 흐름에 발맞춰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며, “앞으로 투명하고 책임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여 모험자본이 원활히 유입되고 신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가상자산 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인식하고, 관련 기업들의 혁신과 성장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