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과 포스코가 4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도널슨빌에서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HPLS)’ 기공식을 열었다. 총 58억 달러(약 8조 원)가 투입되는 이 제철소는 연간 270만 톤의 철강 생산 능력을 갖추며, 이 가운데 자동차용 강판이 180만 톤, 일반 강판이 90만 톤이다. 지분은 현대제철 50%, 포스코 20%,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15%씩 보유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올해 4분기부터 본격적인 건설에 착수해 2029년 1분기 상업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025년 3월 백악관에서 발표한 210억 달러 대미 투자 계획의 핵심 프로젝트로, 발표 1년 반 만에 건설 단계로 접어들었다.
HPLS의 차별점은 전기로 방식으로는 이례적으로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한곳에서 생산하는 일관 공정을 갖춘 데 있다. 철광석과 천연가스를 활용한 직접환원설비(DRP)로 직접환원철(DRI)을 만든 뒤, 이를 고철과 함께 전기로에서 녹여 쇳물을 생산한다. 이후 열연·냉연·도금 공정을 거쳐 자동차 강판 등 최종 제품으로 완성된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이 공정은 석탄을 쓰는 고로 대비 탄소 배출을 약 70% 줄일 수 있다. DRP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탄소포집·저장(CCS) 설비로 관리하고, 장기적으로 천연가스를 수소로 대체해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이 기술을 국내 생산거점으로 확산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HPLS는 현대차그룹의 미국 공급망 내재화를 완성하는 거점이 될 전망이다. 생산량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자동차용 강판은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등에 우선 공급된다. 현대제철은 2010년 당진 일관제철소 가동 이후 그룹 내 완성차 공급망을 구축해왔으며, HPLS는 이 모델을 미국 현지로 확장한 것이다. 나아가 현대제철은 미국에 생산공장을 둔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 자동차 강판 공급을 확대해 북미 자동차 산업 전반을 뒷받침하는 생산거점으로 키운다는 목표다. 제철소 부지는 미시시피강과 맞닿은 737만㎡ 규모로, 7만 톤급 원료 운반선 접근이 가능해 물류 경쟁력도 갖췄다.
다만 HPLS가 2029년 상업 생산 목표를 달성하려면 넘어야 할 장벽이 남아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기공식에 앞서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와 만나 “미국 내 조달이 어려운 공장 설비와 자재 등에 대한 관세 부담을 완화해달라”고 요청했다.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관세와 각종 무역구제 조치로 수출을 통한 시장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현지 생산기지의 비용 경쟁력은 관세 면제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천연가스 기반 전기로 공정이 자동차 강판 품질과 탄소 저감 효과를 2029년 이후에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을지는 상업 생산 시점까지 검증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