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5일 오후 1시 기준 한국의 누적 수출액이 7094억 달러를 기록하며 2025년 연간 실적(7093억 달러)을 117일 앞당겨 돌파했다. 이는 248일 만에 지난해 전체 수출액을 넘어선 것으로, 2024년부터 3년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흐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이종욱 관세청장의 보고를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며 “현재의 견조한 수출 흐름이 이어진다면 12월 초쯤 연간 수출 1조 달러 달성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번 실적은 반도체가 주도했다. 1~8월 반도체 수출액은 2812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9.6% 증가했으며,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6%에 달했다. 구글·아마존 등 하이퍼스케일러의 AI 투자 확대로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된 가운데, DDR5 16Gb 가격이 6월 40달러에서 8월 46.5달러로 상승하는 등 반도체 단가도 지속적으로 올랐다. 강감찬 산업통상부 무역투자실장은 “수요가 견조한 상황에 가격도 안정적”이라며 “400억 달러 이상 수출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외 품목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컴퓨터 주변기기(262.2%), 석유제품(40.7%), 무선통신기기(28.1%) 등은 증가했으나, 승용차(-4.4%)와 자동차부품(-7.3%)은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중국(76.1%), 미국(57.0%), 베트남(57.7%) 등 주요 시장에서 증가세가 이어졌지만, 중동 수출은 9.8% 줄었다. 관세청은 1~8월 반도체 외 품목 수출이 4121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0% 증가했다고 분석했으나, 산업부는 “주요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불확실한 통상환경”을 변수로 꼽았다.

다만 반도체 중심의 수출 증가세가 연말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박지빈 LS증권 연구원은 “AI 투자 확대와 메모리 공급 부족이 지속되는 만큼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올해 추석이 9월에 위치해 조업일수가 감소하면 수출 증가율이 일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여경 HN투자증권 연구원은 추석 연휴 전 밀어내기 효과로 9월 반도체 일평균 수출액이 연중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다고 예상했으나, 실제 연말 실적은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중동 정세 등 대외 변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