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로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사업을 223억 달러 규모로 확정하고, 한미 간 특수목적법인(I-SPV) 운영 방식에 합의했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통상교섭본부장과 실무 협상단은 이날 오전 재정경제기획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에게 대미 투자 협상 결과를 보고했다. 당초 198억 달러였던 사업비는 미국 측이 250억 달러를 제시하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었으나, 양측은 최종 223억 달러에서 타협점을 찾았다. 사업은 한미 간 투자 특수목적법인(I-SPV)을 설립하고 개별 프로젝트마다 별도 SPC를 두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우리 투자금은 I-SPV를 거쳐 각 사업에 투입된다.
이번 투자는 단순한 에너지 인프라 건설을 넘어 수익성 확보와 통상 협상력을 동시에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가스발전소를 1호로 낙점한 배경에는 인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의 장기 전력판매계약(PPA) 가능성이 고려됐다. 데이터센터와 PPA를 맺으면 발전소 가동 전부터 판매처를 확보해 투자금 회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대미 투자 발표는 지난해 한미 간 합의한 관세율 15% 상한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경쟁국인 일본이 대미 투자를 1·2차로 나눠 6건을 발표한 만큼, 우리 정부도 후속 프로젝트를 함께 발표해 미국의 추가 관세 부담을 낮추려는 행보로 읽힌다.
후속 투자 프로젝트로는 미국 내 원전 8기 건설과 알래스카 LNG 개발이 거론된다. 한미 양국은 미국 현지에 원자력발전소 8기를 건설하는 내용을 최종 합의문에 담기로 했으며, 오는 18일 최종 서명 절차를 밟을 것으로 파악된다.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은 총사업비 440억 달러 규모로, 알래스카 북부 가스전에서 시추한 천연가스를 파이프라인으로 남부 니키스키까지 옮긴 뒤 아시아 국가에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와 별개로 튀르키예 정부는 시노프·트라키아 지역 신규 원전 건설을 두고 러시아 외에 한국, 캐나다, 중국과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혀, 한국 원전 산업의 글로벌 확장 가능성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다만 대미 투자 1호 발표에도 불구하고 해결해야 할 변수는 남아 있다. 미국이 진행 중인 과잉생산 분야 무역법 301조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관세가 부과되면 지난해 한미 무역 합의에서 정한 15% 상한을 넘길 가능성이 있다. 구기보 교수는 "강제노동 301조 관세와 과잉생산 301조 관세가 합산되면 15%를 넘을 수 있다"며 미국에 합의 준수를 요청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후속 원전·LNG 프로젝트의 구체적 투자 금액과 참여 기업,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에 따른 승인 절차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한미 간 협의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국내 절차 및 미측과의 협의를 거쳐 프로젝트를 확정·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