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최근 글로벌 AI 생태계 내 전략적 파트너십 확대와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한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브랜드 'SK하이닉스벤처스'를 출범했다. 이를 기념해 지난 17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첫 'SK하이닉스 벤처스 데이'를 열었으며, 곽노정 사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과 글로벌 벤처캐피탈(VC),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SK하이닉스는 2015년부터 CVC 조직을 운영하며 미국, 중국, 이스라엘, 일본 등의 반도체·신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해왔는데, 이번 브랜드 출범을 계기로 투자 대상을 AI 컴퓨팅, 데이터센터, 시스템 소프트웨어, 광 인터커넥트 등으로 넓혔다. 곽노정 사장은 "AI 시대의 경쟁력은 혁신적인 기술을 신속하게 확보하는 것뿐 아니라 고객, 파트너, 스타트업이 함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생태계 역량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최근 AI 인프라 전반으로 투자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의 CVC인 삼성벤처투자는 공식 홈페이지 기준 운용자산(AUM) 4조2000억원, 누적 투자 기업 1188곳을 두고 있으며, 이달에는 AI 추론 인프라 스타트업 '김릿랩스(Gimlet Labs)'의 3억달러 규모 시리즈B 투자에 참여했다. 김릿랩스는 다양한 컴퓨팅 자원을 활용해 AI 추론 작업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인프라를 개발하는 업체다. AI 반도체 분야에서는 네덜란드 스타트업 유클리드(EUCLYD)의 2억유로 이상 규모 시리즈A 투자를 공동 주도했다. 2024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서 출범한 유클리드는 엔비디아의 GPU와 다른 구조의 연산 칩과 메모리 아키텍처, 데이터센터 시스템을 함께 설계하는 업체로, 엔비디아 중심의 AI 컴퓨팅 시장에서 자체 아키텍처로 대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프랑스 AI 기업 미스트랄 AI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시리즈D 투자 라운드를 주도했다. 양사는 삼성전자 DS부문의 반도체 설계·제조 데이터와 미스트랄의 AI 기술을 결합해 반도체 설계·제조에 특화한 자체 AI 모델을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기존 투자기업과 장비를 공동 개발하거나 개념검증(PoC)을 진행해 공급망과 고객을 발굴한 사례가 있는 만큼, 향후 벤처 투자와 실제 사업 협력 간 연계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 모두 단순 메모리 공급을 넘어 AI 서비스를 구현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 전반으로 투자 범위를 확장하며 미래 고객·파트너와의 접점을 넓히는 모습이다.
다만 이번 투자 확대가 시장 점유율 변화나 기술 표준 장악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각 스타트업의 기술이 실제 데이터센터 운영 효율성이나 반도체 설계 공정 개선에 기여하는 구체적인 성과 지표도 공개되지 않았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7일 실리콘밸리 행사에서 CVC 브랜드 출범을 공식화했고, 삼성전자는 지난 8일 프랑스 파리에서 미스트랄 AI와 투자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양사의 투자 대상 확대가 실제 사업 성과로 이어지는 과정은 향후 공급망·고객 발굴 사례를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