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은 최근 연쇄 해킹 사태로 대규모 고객 정보가 유출되자 내년 정보보호 관련 예산을 대폭 증액하기로 했다. 이번 사고는 중국산 AI 침투테스트 도구 '아르텍스'에 딥시크 등 여러 AI 모델을 결합한 공격으로, 국내 금융사 7곳이 피해를 입었다. 은행권은 고객 신뢰 회복과 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보안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번 사고 발생 2주 전인 지난달 17일, 금융보안원은 80개 금융사·유관기관 보안 담당자를 대상으로 '금융 AI 보안 위협 대응 세미나'를 열고 국내 A금융사에서 발생한 AI 에이전트 공격 사례를 공개했다. 금보원은 당시 공격자가 딥시크 기반 AI 에이전트로 금융권 내 웹로직 자산을 스캔한 뒤 보안 취약점을 악용해 웹셸을 설치하고 내부 서버를 탐색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번 해킹과 AI 에이전트 활용, 외부 노출 자산 공격, 딥시크 엔진 사용 등에서 공통점을 보인다.
문제는 이 세미나에 최근 침해 사고가 발생한 금융사 7곳 중 BNK부산은행과 예가람저축은행을 제외한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금융지주), 현대캐피탈, 웰컴저축은행 등 5곳이 참석했다는 점이다. 금보원은 세미나에서 외부에 노출된 자산을 중심으로 취약점이 노출되는 시간을 줄이고, 연 1~2회 진단으로는 부족하니 상시 측정과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권이 이 경고를 토대로 사전 대응을 했더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다만 앞선 공격과 최근 해킹은 구체적인 공격 대상과 취약점에 차이가 있어, 사전 대응만으로 사고를 모두 막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금보원은 지난 7월 초에도 AI 보안 위협 가이드라인을 배포하며 취약점 발견이 급증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5대 시중은행장은 오는 19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어서, 예산 증액이 단순 지출 확대가 아닌 상시 검증 체계로 전환되는지가 가려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