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전 사장이 가족과 연계된 중국 컨설팅 업체에 자문료를 지급해 회사에 약 100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업무상 배임 혐의를 받는 이 모 전 사장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휴대폰 등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이번 수사는 LG에너지솔루션,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경영연구원 등 LG 계열사 4곳이 내부 제보를 토대로 감사를 벌인 뒤 올해 초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해 실제 자문 업무가 이뤄졌는지와 자금 흐름을 확인하고 있다. 계약 승인 과정에 당시 대표이사가 관여했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해당 계약은 2010년 무렵 중국 LCD 생산시설 투자를 추진하면서 현지 정부 인허가 자문을 위해 체결됐으며, 자문료는 월 2만달러 수준으로 이 전 사장이 퇴임한 2023년 전후까지 약 10년간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업체는 이 전 사장의 가족이 한국 대표를 맡는 한중 경제교류 단체가 설립한 회사로 알려졌다.

이 전 사장은 해당 업체와 정상적인 자문 계약을 맺었고 실제 중국 현지 인허가를 받는 등 성과도 있었다는 입장이다. 반면 경찰은 계약의 실질적 이행 여부와 자금의 정확한 용도, 승인 과정에서의 임원 관여 여부를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따라 자문 계약의 실체와 승인 책임 소재가 수사 결과를 가를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다만 이 전 사장은 퇴임 뒤 LG에너지솔루션과 고문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경찰이 계약 승인 과정에서 당시 대표이사의 관여 여부를 추가로 확인할 예정이어서 수사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자문 계약의 실질적 이행 여부와 자금의 정확한 용도, 당시 임원진의 승인 책임 소재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