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글로벌 메모리 기업과 3605억 원 규모의 메모리 반도체용 패키지기판 장기공급계약(LTA)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AI·고성능컴퓨팅(HPC) 수요 증가에 대응해 고부가 제품 중심의 수주를 확대하고 수익 기반을 강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반도체 소재·부품 공급망에서 삼성전기의 위상을 높이는 신호로 읽힌다.

계약 기간은 2027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년이다. 이번 계약은 삼성전기 패키지솔루션 부문에서 공시된 첫 장기공급계약으로, 기존에 실리콘 캐패시터, AI 서버용 MLCC, 인덕터 등 컴포넌트 제품에 집중됐던 공급 계약이 고난도 공정이 필요한 패키지기판 영역으로 확장됐음을 보여준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전기는 올해 5월 이후 공시한 장기공급계약(매출액 2.5% 이상 기준)이 총 7건으로 늘었고, 누적 금액은 약 4조3000억 원에 달한다. 앞서 지난 6일에는 AI 서버용 MLCC 2900억 원 규모 계약을 공시한 바 있어, AI 관련 부품 수주가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시장의 투자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이번 계약의 상대방인 글로벌 메모리 기업의 정확한 명칭은 공시되지 않았고, 계약이 1년 단위로 체결된 만큼 향후 장기 협력 관계로 이어질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AI와 고성능 컴퓨팅 시장의 성장으로 고성능 패키지기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고객사와의 공급 협력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구축해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