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 진출한 제조기업의 최대 애로였던 내국수출입 부가가치세 환급 지연 문제가 해소 국면에 접어들었다. 베트남 국세국이 지난달 전국 모든 성·시 세무국에 내국수출입 제도를 과거 거래에도 소급 적용하라는 지침을 하달하면서다. 외국 기업 주문으로 수출용 제품을 생산할 때 베트남 소재 기업 간 거래를 수출입으로 인정해 부가가치세를 돌려주는 이 제도는, 환급이 지연되면 기업의 자금 운용에 직접적 타격을 준다.

이번 지침은 2025년 7월 1일 통과된 법률이 장래 거래에만 적용된다는 한계를 넘어서는 조치다. 당시 법 개정으로 내국수출입 제도의 법적 근거는 마련됐지만, 과거 거래에 대한 환급은 차단된 상태였다. 베트남 국세국이 행정 지침을 통해 소급 적용을 명시함에 따라, 그동안 환급을 받지 못한 기업들은 세법 개정 이전 거래에 대해서도 환급을 신청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번 조치는 정부의 정상외교와 부처 간 협의가 결실을 본 결과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월 베트남 국빈 방문 당시 환급 문제 해결을 요청했고, 임광현 비서실장도 국세청장 재임 시절인 지난 6월 한-베트남 국세청장 회의에서 협조를 당부했다. 외교부는 이번 조치로 베트남 진출 제조기업의 유동성 부담이 큰 폭으로 완화되고, 베트남 진출을 고민하는 기업에도 긍정적 신호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실제 자금 회수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절차가 남아 있다. 베트남 한인상공인연합회(KOCHAM) 설문조사에서 일부 응답 기업이 밝힌 환급 지연액과 가산세는 최소 400억 원에 달하지만, 이번 지침에 따른 개별 기업별 환급 금액 산정 기준과 지방 세무국의 심사 기간, 최종 지급 시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각 지방 세무국이 지침을 어떻게 이행하는지에 따라 실제 집행 규모와 시기가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