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과 지방 간 심화되는 경제 불균형 문제에 대한 구조적 해법을 제시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모두의 지역상권 추진전략’은 단순한 소상공인 지원을 넘어, 지역 고유 자원을 기반으로 한 창업 생태계를 구축해 자생력 있는 경제 단위를 만들겠다는 정책 의지를 담고 있다. 이는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ESG 전략의 기회이자 도전 과제를 제시한다.

이번 전략의 핵심은 ‘점·선·면’으로 이어지는 입체적 지원 체계에 있다. 전국 상위 10% 핵심 상권 중 79개가 수도권에 집중되고 점포당 월매출이 4배 가까이 차이 나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설계다. 먼저 ‘점’ 단계에서는 국민평가 방식으로 매년 1만 명의 로컬 창업가를 발굴하고 이 중 1000개사를 핵심 로컬기업으로 육성한다. 특히 선발 인원의 90% 이상을 지방에 할당해 지역 중심성을 명확히 했다. AI 기반 상권 분석 및 경영 지원 시스템 도입은 영세 창업가들의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돕는 인프라 역할을 할 전망이다.

‘선’ 단계는 발굴된 기업의 성장을 위한 금융 및 인프라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부는 지역성장펀드 등을 활용해 2030년까지 최대 2000억 원 규모의 투자 생태계를 조성한다. 이는 기존의 담보 중심 대출 관행에서 벗어나 로컬기업의 성장성과 잠재력을 평가하는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체계’ 도입과 맞물려 있다. 자금 지원뿐 아니라 브랜딩, 마케팅, 수출 판로 개척까지 지원해 지역 브랜드를 전국구 혹은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마지막 ‘면’ 단계는 성공한 로컬기업들을 중심으로 상권을 형성하고 이를 관광, 문화와 결합해 지역 전체로 파급 효과를 확산하는 전략이다. 2030년까지 글로컬 관광상권 17곳, 로컬 테마상권 50곳 조성이 대표적이다. 이는 내수 시장을 넘어 외국인 관광객을 지역으로 유치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는 시도다. 또한 임대료 전가 관행 개선, ‘골목상권 특별법’ 제정 추진 등 상권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하는 제도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도 병행된다.

이번 정책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및 ESG 관점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대기업은 잠재력 있는 로컬기업을 발굴해 파트너십을 맺거나,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제품을 개발하는 등 공급망 다각화와 지역 상생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투자 업계에는 새로운 임팩트 투자 및 ESG 펀드 조성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정책의 성공은 관 주도의 재정 지원을 넘어 민간 투자가 자생적으로 활성화되는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지역 창업가들이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하는 실질적인 역량 강화 지원이 향후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