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가 고령화된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출구전략으로 인수합병(M&A)을 공식 지원하고 나섰다. 이는 단순한 기업 지원 정책을 넘어, 국내 산업 공급망의 잠재적 붕괴 리스크에 대응하는 선제적 조치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제조업 중소기업 CEO 중 60세 이상 비중이 2024년 44.8%에 달하는 현실은 더 이상 개별 기업의 승계 문제를 넘어 국가 경제의 구조적 위험 요인으로 부상했다.
이번 ‘기업승계 M&A 활성화를 위한 컨설팅 지원사업’의 핵심은 정부가 친족 승계의 한계를 인정하고 M&A를 제도적 대안으로 제시했다는 점이다. 과거 M&A가 경영 실패의 결과로 인식되던 부정적 통념에서 벗어나, 기업의 기술력과 고용을 승계하는 합리적 출구전략으로 공인한 셈이다. 이는 ESG 경영 관점에서 볼 때 사업 연속성을 담보하는 지배구조(G) 문제이자, 잠재적 대량 실업을 막는 사회적(S) 책임 이행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다.
사업 구조는 M&A 초기 단계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매도 전략 수립 등 초기 단계를 지원하는 ‘기초컨설팅'(100개사)과 기업가치 평가, 실사 등을 포괄하는 ‘종합컨설팅'(40개사)으로 이원화했다. 기업이 총비용의 30%만 부담하게 설계해, 정보와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M&A 시장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회계법인, 법무법인 등 14개 전문 중개기관이 컨설팅을 수행하며 시장의 전문성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번 정책은 국내 산업 밸류체인 전반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미칠 전망이다. 대기업 및 중견기업 입장에서는 핵심 기술을 보유한 협력사의 폐업 리스크를 줄이고, 안정적인 공급망 파트너를 인수할 기회가 확대된다. 기술력은 있으나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네트워크에 편입되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정부의 개입은 정보 비대칭성이 큰 M&A 시장의 투명성을 높여 거래 활성화를 유도하는 촉매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정책의 성공은 단순히 M&A 건수를 늘리는 것을 넘어 인수 후 통합(PMI) 과정의 질적 관리 능력에 달려있다. 피인수 기업의 고유 기술과 조직문화가 성공적으로 융합되지 못하면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오히려 가치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 향후 정부 정책이 성공적인 M&A 사례를 발굴하고, 효과적인 PMI 전략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고도화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