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인 온누리상품권이 발행 17년 만에 중대한 전환점을 맞았다. MZ세대를 대상으로 한 최근 설문조사에서 이들의 소비 패턴이 전통시장을 넘어 일상 상권으로 확장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이는 기업이 임직원 복지 등으로 상품권을 지급하며 얻고자 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가치의 재평가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어피티가 MZ세대 36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1.3%가 온누리상품권 사용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주목할 점은 상품권을 처음 접하게 된 경로다. ‘회사·기관 복지 지원금’으로 받았다는 응답이 19.5%에 달하며, 자발적 구매보다는 외부 요인을 통해 유입되는 사용자가 상당수임을 보여준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이 상품권 유통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의미다.
핵심은 사용처 선호도에서 드러났다. ‘온누리상품권을 가장 먼저 사용하고 싶은 곳’으로 응답자의 51.7%가 ‘동네 상점가(식당·카페 등)’를 꼽았다. 정책 본래 목적인 ‘전통시장 장보기’는 17.0%에 그쳤다. MZ세대는 정책적 명분보다 실제 생활에서의 사용 편의성을 압도적으로 중시하는 것이다. 기업이 ESG 경영의 일환으로 지급한 복지 포인트가 직원들의 실질적 효용을 담보하지 못하면, 그 가치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
사용 동기 역시 경제적 합리성에 기반한다. 응답자의 49.7%는 ‘할인 혜택’ 때문에 상품권을 사용한다고 답했으며, ‘전통시장·소상공인 도움’이라는 정책 취지에 공감한 응답은 15.7%에 불과했다. 반면 사용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은 ‘가맹점과 사용처를 찾기 어려운 점'(61.6%)으로 나타나, 인프라 부족이 정책 효과를 저해하는 핵심 원인임이 드러났다.
이번 조사는 온누리상품권을 활용하는 기업의 ESG 전략에 중요한 과제를 던진다. 단순히 상품권을 배포하는 것을 넘어, 임직원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사용처 확대와 결제 시스템 편의성 개선 등 정책 변화에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 전통시장 활성화라는 기존 목표에만 갇힐 경우, 미래 주력 소비층인 MZ세대에게 외면받아 기업의 ESG 투자 효과마저 반감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