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차 한일 재무장관회의에서 양국이 핵심광물 공급망 다변화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협력을 구체화했다. 이는 미중 패권 경쟁으로 심화되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성에 대한 양국의 공동 대응 전략으로 풀이된다. 단순한 경제 협력을 넘어 첨단산업 밸류체인에서 지정학적 리스크를 줄이려는 안보적 성격이 짙다.

최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유럽연합(EU) 핵심원자재법(CRMA) 등 주요 경제권은 특정 국가에 편중된 공급망 재편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필수적인 리튬, 니켈, 희토류 등 핵심광물은 대부분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한국과 일본 모두에게 잠재적 경영 리스크로 작용해왔다. 이번 합의는 양국이 공동으로 제3국 광물 자원을 탐사·개발하거나, 가공 기술을 공유하며 특정 국가의 자원 무기화에 대한 완충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의미다.

금융 협력 강화 또한 공급망 안정화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한국 정부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추진에 대한 일본의 공개적 지지는 한국 금융시장의 신뢰도를 높여 안정적인 외국인 자금 유입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 이는 환율 변동성을 줄여 원자재 수입 기업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 한일 통화스왑 논의 역시 글로벌 경제 위기 시 외환 유동성을 확보해 양국 기업의 경영 활동을 보호하는 금융 안전망으로 기능한다.

이번 재무장관회의 결과는 양국 기업들에게 명확한 시그널을 던진다. 정부 차원의 협력 틀 안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공동 기술 개발 및 투자를 모색하라는 것이다. 향후 양국 기업 간 핵심광물 관련 합작법인 설립이나 공동 구매 컨소시엄 구성 등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합의가 실질적인 공급망 안정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제3국과의 자원 외교, 공동 투자 재원 마련 등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