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한계에 내몰린 영세자영업자의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국세청이 이들의 경제적 재기를 지원하기 위한 전략적 카드를 꺼내 들었다. 단순한 채무 탕감이 아닌, 회수 불가능한 체납액을 소멸시켜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복원하려는 새로운 세정 패러다임의 시작이다.
국세청은 2025년 1월 1일 이전 발생한 5천만 원 이하의 종합소득세 및 부가가치세 체납액에 대해 납부 의무를 소멸시키는 제도를 시행한다. 이는 단순한 복지 정책을 넘어선다. 징수 가능성이 희박한 체납액에 행정력을 낭비하는 대신, 체납의 굴레에 갇힌 경제 주체를 다시 생산 활동으로 복귀시키는 것이 장기적으로 국가 경제에 더 이롭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지원 대상은 명확하다. 모든 사업을 폐업하고 실질적인 상환 능력을 상실한 생계형 체납자가 핵심이다. 폐업 직전 3년간 평균 수입금액이 15억 원 미만이어야 하며, 조세 포탈 등 범죄 이력이 없어야 하는 등 엄격한 요건을 적용해 도덕적 해이를 방지한다. 이는 선별적 지원을 통해 제도의 실효성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국세청은 ‘국세 체납관리단’을 신설해 신청자의 생활 실태와 경제 상황을 직접 확인하는 현장 중심의 심사를 진행한다. 이는 서류상 심사에 그치지 않고 실제 재기 가능성과 필요성을 면밀히 검토하여, 제도가 본래 취지대로 작동하도록 관리하는 장치다. 획일적인 체납 관리에서 벗어나 납부 능력을 고려한 맞춤형 관리 체계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번 조치는 실패한 자영업자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제공하는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할 것이다. 동시에 국세청은 징수 불가능한 악성 채권을 정리함으로써 행정 효율성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이들이 경제 활동에 복귀하며 새로운 세수를 창출하는 긍정적 파급 효과를 기대한다. 이는 징벌적 세정이 아닌, 경제 생태계를 살리는 생산적 세정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