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로 안정화되는 듯 보이지만, 기저의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2.3%로 오히려 오름폭을 키웠다. 이는 일시적 요인을 제외한 경제 전반의 구조적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함을 시사한다. 이제 물가 관리는 정부의 과제를 넘어 개별 기업의 핵심적인 경영 전략 문제로 부상했다.

단순히 원가 상승분을 판매 가격에 전가하는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이는 소비자의 가격 저항을 불러일으키고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신뢰도를 훼손하는 사회적 책임 문제로 이어진다. 진정한 위기관리 경영은 비용 구조를 혁신하고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데서 시작한다. 중동 정세 불안이 석유류 가격 변동성을 키우는 현 상황은 에너지 효율 개선과 재생에너지 전환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운다.

결국 끈질긴 인플레이션은 기업의 ESG 경영 수준을 드러내는 시험대다. 환경(E) 관점의 에너지 비용 절감, 사회(S) 관점의 합리적 가격 정책, 그리고 지배구조(G) 관점의 선제적 공급망 리스크 관리가 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물가 변동성을 외부 환경 탓으로 돌리는 기업은 도태될 것이다. 이 위기를 근본적인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는 기업만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