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농업의 해외 진출 전략이 단순 제품 수출을 넘어 기술과 인프라를 포함하는 ‘시스템 수출’로 진화한다. 최근 대통령 순방을 계기로 체결된 싱가포르, 필리핀과의 농업 협력은 이러한 전략적 전환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는 더 이상 일회성 농산물 판매가 아닌, 현지 농업 생태계에 깊숙이 관여하는 장기적 시장 지배 전략이다.

싱가포르와의 협력은 첨단 기술 수출 모델의 대표 사례다. 양국은 스마트팜 협력 MOU의 조속한 체결을 약속했다. 이는 토지 부족 국가인 싱가포르의 식량 안보 문제에 한국의 스마트팜 기술이 해결책으로 제시된 것이다. 한국 기업들은 단순 기술 판매를 넘어 운영 노하우와 시스템 전체를 수출하며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기회를 잡는다.

필리핀과는 인프라 기반의 포괄적 협력 모델을 구축한다. 기존의 ODA 중심 협력에서 나아가 농기계, 비료, 종자 등 농기자재 전반으로 협력 범위를 넓힌다. 특히 지난해 착공한 한국농기계전용공단 조성은 한국 농업 인프라의 현지 거점을 마련하는 핵심 사업이다. 이는 한국산 농기자재의 안정적인 판로 확보와 현지 시장 표준 선점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접근법은 K-푸드 수출의 외연을 ‘K-농산업’ 전체로 확장하는 파급력을 가진다. 현지 식량 안보에 기여하며 ESG 경영 가치를 실현하는 동시에, 국내 농산업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공한다. 정부 주도의 협력 강화는 민간 기업의 해외 진출 리스크를 줄이고 안정적인 사업 환경을 조성하는 촉매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