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 생태계의 성장 공식이 바뀌고 있다. 내수 시장을 넘어 창업 초기부터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본 글로벌’ 전략이 핵심 생존 코드로 부상했다. 한국 정부가 싱가포르와 손잡고 벤처 및 스타트업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을 상징하는 중요한 움직임이다. 이는 단순한 국제 교류 행사가 아닌, 국가 경제의 미래를 건 전략적 투자다.
이번 협력의 중심에는 2030년까지 싱가포르에 3억 달러 규모로 조성될 ‘글로벌모펀드(K-VCC)’가 있다. 이는 한국의 유망 스타트업, 특히 AI와 딥테크 분야 기업들이 글로벌 자본 시장에 직접 접근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는 것이다. 싱가포르라는 금융 허브에 거점을 둠으로써 세계적인 벤처캐피털(VC)의 투자를 유치하고, 글로벌 기준에 맞는 성장 체계를 갖추도록 지원하는 전략이다.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지속가능한 성장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한-싱가포르 AI 커넥트 서밋’이나 ‘APEC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참여 요청 또한 같은 맥락이다. 이는 기술 표준과 정책을 논의하며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에서 한국의 기술 리더십과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장기적 포석이다. 유망 스타트업들이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실질적인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판을 정부 차원에서 깔아주는 것이다.
이번 협력은 K-벤처 생태계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자본과 직접 연결되면서 스타트업의 성장 속도와 규모가 달라진다. 이는 개별 기업의 성공을 넘어, 국가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거시적 성과로 이어진다. 결국 이는 리스크를 분산하고 장기적 성장을 도모하는 ESG 경영 관점의 국가 전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