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아세안 시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 기업의 수출 확대에 있어 지식재산(IP) 보호는 더 이상 사후 대응이 아닌, 시장 진출의 선결 과제이자 핵심 경영 전략으로 부상했다. 이는 브랜드 가치와 기술 경쟁력을 지키는 동시에,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리스크 관리 활동이다.

한국 지식재산처가 필리핀 통상산업부와 체결한 지식재산 심화 협력 양해각서(MOU)는 이러한 전략적 변화를 명확히 보여준다. 이번 협력은 단순한 우호 관계 증진을 넘어, 아세안 시장에 진출한 우리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담고 있다. 위조상품 대응을 위한 공동 법집행 강화는 K-뷰티, 전자제품 등 현지에서 모조품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기업들에게 실질적인 보호막을 제공한다. 이는 기업의 매출 손실을 막고 브랜드 가치를 지키는 핵심적인 방어 전략이다. 또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지식재산 행정 서비스 개선과 데이터 교환은 협력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 이는 IP 침해를 사전에 예측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디지털 기반의 보호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MOU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아세안 전체로 IP 보호망을 확장하려는 정부의 전략적 포석이다. 아세안 의장국인 필리핀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역내 IP 보호 기준을 상향 평준화하고 우리 기업이 활동하기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결국 이는 개별 기업의 리스크 관리를 넘어, 안정적인 수출 판로를 확보하고 ‘코리아 브랜드’의 신뢰도를 높이는 국가 차원의 산업 경쟁력 강화 전략으로 귀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