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불법사금융 범죄 역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더욱 교묘하고 신속하게 진화하고 있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단순한 기부를 넘어 금융소비자 보호와 사회 안전망 구축이라는 적극적인 역할로 전환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정부가 발표한 ‘불법사금융 근절 추진계획’은 이러한 변화의 기폭제이며, 금융 및 플랫폼 기업에 새로운 ESG 경영 표준을 요구한다.
정부의 이번 대책은 단순한 범죄 소탕을 넘어, 금융 소외 계층을 제도권 안으로 포용하는 ‘사회적 책임 금융(S)’의 강화에 초점을 맞춘다. 기존 연 15.9%에 달하던 ‘불법사금융 예방대출’ 금리를 5~6% 수준으로 대폭 인하하고, 성실 상환자에게는 4.5%의 초저금리 생계자금을 추가 지원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는 취약계층의 마지막 보루 역할을 공공이 강화함으로써, 불법 시장의 수요 자체를 차단하려는 전략이다. 금융권은 이제 정부 정책에 발맞춰 저신용자를 위한 포용적 금융 상품 개발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과제로 안게 되었다.
또한 이번 대책은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디지털 거버넌스(G)’ 책임을 명확히 했다. 불법 추심에 사용되는 SNS 계정을 차단하고, 불법 대부 광고 경로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민관 협력과 플랫폼 자율규제를 강화한다. 특히 타인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나 공포심을 유발하는 불법 정보에 대한 플랫폼의 자체 판정 기준 수립과 조치를 의무화한 것은 중요한 전환이다. 이는 플랫폼이 더 이상 중립적인 공간이 아니라, 사회적 해악을 방지해야 할 책임 있는 주체임을 법적으로 명시한 것이다. 기업의 리스크 관리 관점에서 이는 매우 중요한 지점이다.
정부가 구축하는 ‘원스톱 종합·전담 지원체계’는 금융, 수사, 법률, 복지 기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새로운 사회 안전망 모델을 제시한다. 피해자가 한 번만 신고하면 채무자 대리인 선임부터 수사 의뢰, 추심 중단까지 일괄적으로 지원받게 된다. 더 나아가 범죄수익이 은닉된 대포계좌를 즉시 동결하고, ‘부패재산몰수법’ 개정을 통해 국가가 몰수한 범죄이익을 소송 없이 피해자에게 직접 돌려주는 방안은 기업의 자금세탁방지(AML) 및 고객확인(KYC) 의무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번 정부의 종합 대책은 불법사금융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권과 빅테크 기업의 실질적인 참여를 요구한다. ESG 경영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생존 전략이 되었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포용적 금융 상품을 개발하고, 자사 플랫폼이 범죄의 온상이 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관리하며, 투명한 자금 흐름을 위한 강력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지속가능경영이다. 수동적 규제 준수를 넘어 사회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기업만이 미래 시장에서 신뢰를 얻을 수 있다.


